세계시장에서 K-팝의 항해가 거침없다. 최근 에세이 ‘지금 멈추면 스포트라이트는 없다’를 출간한 큐브엔터테인먼트 홍승성(47) 대표는 이 같은 열풍의 선봉에 서 있는 인물이다. 20여 년간 매니저이자 제작자로 가요계에 몸담아온 그는 “한국 최고의 가수가 곧 세계 최고가 될 날이 올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포미닛·비스트·지나 등이 소속된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청담동 사무실을 들어서면 ‘아시아 스타 이즈 월드 스타’라는 문구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전 세계 인구의 60%가 아시아인이잖아요. 우리의 아이돌 교육 시스템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은 데다가 그런 교육을 받는 아이들의 상당수는 동물적 감각을 타고났죠. 거기다 작곡가들의 수준과 안무가들의 퍼포먼스 구상 능력 역시 세계적 수준이에요.”
유럽과 미국의 팬들과 음반업계 관계자들이 K-팝을 보는 시각은 호기심을 넘어 이 같은 이유로 점차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년 전 끓어오르다 식어버린 한류 열풍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소속 가수들의 합동 공연 브랜드인 ‘유나이티드 큐브’를 만들어 서울과 일본 도쿄 공연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다음달 6일에는 영국 런던 오투 브릭스턴 아카데미에서 공연하고, 이어 브라질 등 남미 공연도 계획하고 있다.
아이돌 가수들의 해외 공연이 잇따르는 가운데 두 지역에서는 큐브 엔터테인먼트 가수들이 최초로 나서게 됐다.
“삼성·LG 등의 대기업이 한국을 대표하듯이, 큐브도 세계 속에서 한국의 대표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되는 게 목표입니다. 그러려면 지속적으로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야겠죠. K-팝 스타들 역시 세계 무대에서 엄청난 일들을 계속 해낼 거라 믿고요.”
홍 대표는 1990년대 가수 이예린의 매니저로 가요계에 입문해 박기영·린·김동률의 매니저로 활동했다. 2001년 박진영과 손잡고 JYP엔터테인먼트 사장으로 부임해 비·원더걸스·2PM·2AM 등을 키워냈다. 그가 쓴 책에는 자신과 인연을 맺은 스타들의 성장 과정과 그들의 땀 한 방울까지 고스란히 담겼다.
“어느 직업이든 미치지 않고는 성공할 수 없죠. 90%의 열정이 있다면 실력은 10%만 있어도 충분해요. 청소년들에게 지금이 바로 자신의 꿈에 열정적으로 도전할 때임을 얘기하고 싶었어요.”
그는 제작자로서 책임감과 소통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기획사는 10대 연습생들의 인성교육, 비전 제시 등 가정에서 담당하는 부분까지 책임감을 느끼고 교육해야 하죠. 가수 역시 공동의 책임자라는 생각을 하고 소속사 직원과 팬들을 챙겨야만이 더욱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사진/최현희(라운드테이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