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작 따라하기가 오히려 독이 된 격이다.
시청률 50%에 달했던 드라마 제작진이 다시 뭉쳐 야심 차게 선보인 기대작들이 전작을 재탕했다는 혹평 속에 고전 중이다.
국민 드라마의 반열에 올랐던 ‘제빵왕 김탁구’의 강은경 작가와 이정섭 PD가 참여한 KBS2 수목극 ‘영광의 재인’이 6회까지 방영된 현재 10% 초반 시청률에 머무르고 있다. 수치로만 보면 아주 나쁘지는 않지만, ‘…김탁구’의 높은 성과와 비교할 때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작에 이어 이번에도 사용된 배신과 음모, 성장기는 분명 재미를 주나 신선함과 완성도로 무장한 같은 시간대 SBS ‘뿌리 깊은 나무’와 맞서기에는 부족하다는 평이다. ‘뿌리 깊은……’은 명품 사극이라는 호평 속에 시청률 20%를 눈앞에 두고 있다.
메가 히트작 ‘선덕여왕’의 김근홍 PD가 지휘봉을 잡은 MBC 월화극 ‘계백’도 비슷한 이유로 방영 내내 10% 초반의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다 결국 이달 종영할 처지에 놓였다.
지난달 31일 시청률도 11.5%(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 기준)로, 15.5%의 SBS ‘천일의 약속’에 4%포인트나 뒤졌다.
미실을 닮았지만 매력적이지 않은 사택비(오연수) 캐릭터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사택비의 퇴장 후에도 역사적인 인물을 재해석한다는 기획 의도는 사라지고, 의자왕(조재현)-은고(송지효)-계백(이서진)의 치정극으로 흐르면서 시청자들을 끌어당기지 못했다.
물론 ‘천일의 약속’도 ‘내 남자의 여자’ ‘불꽃’ 등 김수현-정을영 콤비의 전작과 비슷하다는 평을 듣는다. 그러나 완성도 높은 대본의 힘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잡아놓고 있다.
방송 관계자는 “전작의 장점들을 수용하면서 제작진의 색을 살리는 것은 좋으나, 차별화와 완성도가 담보되지 않으면 아예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는 것만 못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