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괴담’이 시작됐다.
해마다 11월이면 유독 많은 사건·사고가 몰리는 연예가 징크스가 올해는 ‘마약 광풍’으로 또다시 고개를 들었다. 남성 힙합듀오 슈프림팀의 멤버 이센스가 대마초 흡연 혐의로 경찰에 적발되고 홍대에서 활동하는 무명 가수들이 같은 혐의로 대거 입건되면서 광풍의 시작을 알렸다.
특히 여름부터 가요계를 중심으로 거물급 연예인들의 이름이 오른 마약 리스트가 공개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관계 당국은 이미 인기 아이돌 그룹의 멤버에 대한 혐의를 포착해 조사를 마쳤고, 정치·사회의 대형 이슈와 맞물리는 시점 등을 고려해 발표만 앞두고 있다는 흉흉한 소문이 업계를 바짝 움츠러들게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소문으로 끝났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말하면서도 “주변 인물들이 줄줄이 연루되는 마약 사건의 특성상 대형 마약 광풍이 11월을 덮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룹 젝스키스 출신의 이재진은 음주 교통사고로 입건돼 ‘11월 괴담’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2일 밤 신사동의 S호텔 앞 거리에서 자신의 BMW승용차를 몰다 앞에 있던 박모씨의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당시 혈중 알코올농도는 0.087% 상태로 이재진은 경찰조사 후 면허정지 100일 처분을 받고 귀가했다.
◆ 기획사들 소속 스타 단속
11월이 시작된 지 이틀 만에 벌어진 이들 사건들로 인해 연예 기획사들 사이에는 일찌감치 소속 배우 단속과 관리에 들어가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우연의 일치라고 치부하면서도 11월에 대형 악재들이 집중됐던 사실은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1987년 11월 1일 가수 유재하가 교통사고로 요절한 사건을 시작으로 3년 뒤 가수 김현식이 간경화로 세상을 떠났고, 95년 듀스의 김성재가 사망하면서 ‘괴담’은 점점 굳어져 갔다. 또 강원래의 교통사고, 황수정을 비롯한 여러 연예인들의 마약 사건 등도 11월 연예가를 암울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