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인생 최고의 황금기를 맞은 가수 임재범(48)이 리메이크 앨범 ‘풀이(Free…)’를 내고 또 다른 시작을 향해 달려간다. 스스로 소통을 차단했던 과거에서 탈피해 꿈을 꾸는 가수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 가인과 부른 ‘내 귀에 캔디’ 당황
이번 앨범은 ‘그가 부르고 싶었던 노래’ ‘그가 사랑했던 노래’라는 두 개의 주제에 맞춰 2CD로 구성됐다. MBC ‘우리들의 일밤 - 나는 가수다’에서 불렀던 ‘빈잔’과 ‘여러분’, 바비킴의 ‘사랑…그 놈’, 양희은의 ‘아침이슬’ 등 10곡이 첫 번째 CD에 실렸다. 두 번째 CD에서는 12개 팝 명곡이 그의 목소리로 재탄생했다.
맹장수술 후 ‘나는 가수다’에서 조기 하차하면서 못 다 보인 음악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곡은 브라운아이드걸스의 가인과 함께 록 버전으로 부른 ‘내 귀의 캔디’다.
“강한 록을 기대한 분들도 있겠지만 독단적으로 제 의견을 반영할 수 없었어요. 저도 처음 ‘내 귀에 캔디’를 제의받았을 때는 당황했고, 예전 같았으면 분명히 안 하겠다고 고집을 부렸을 거예요. 그런데 소통을 위해서는 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죠. 좀 속상한 면이 있었지만 즐거웠어요.”
이 곡에는 “자기 혼자만 로커라고 살아온 시절에서 벗어나 이제 록 음악을 전염시키고 싶다”는 의지도 담겼다.
# 돈·명예·인기 모두 준 ‘나가수’
올해 ‘나는 가수다’ 출연은 인생에 큰 변화를 불러왔다.
“졸지에 스타가 됐죠. 돈, 명예, 인기. 모두 무척 원했던 것들이었을 텐데 그동안은 참 많은 걸 숨기며 나를 거짓으로 포장하며 살았어요. 리메이크 앨범은 새로운 시작이죠. 너무 늦었지만 내년을 목표로 6집도 준비해야죠. 헤비메탈을 다시 시작하고 재즈와 소울 음악도 할 거예요.”
대중음악에서 ‘음악’만 고집하느라 ‘대중’을 놓쳐온 그는 “가장 중요한 건 대중과의 소통이다. 결국 제가 잘못 농사지은 것들을 하나하나 제자리로 정리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LA 공연서 ‘그래미’ 가능성 발견
30년 이상 아무런 목표 없이 살아온 그는 이제 꿈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했다. 3∼5년 내에 그래미상 수상이 목표다. 노력을 할 것이며 가능성도 발견했다고 말했다.
“10월 미국 LA 공연을 할 때 스태프 중 그래미 심사위원이 ‘바람에 실려’ 주제곡을 듣고 위원회에 제출해 보겠다고 했어요. 서양 사람들이 좋아하는 주파수대의 목소리가 있는데 저는 그걸 만들었다고 인정받았죠. 물론 큰 기대는 안 하지만 최선은 다 할 겁니다.”
데뷔 25주년을 맞은 그는 “혼자 특이하고 싶어 조금 더 일찍 소통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면서 “음악은 독식하는 것이 아닌 나누는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겠다”고 했다.
사진/최현희(라운드테이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