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개봉 ‘퍼펙트 게임’ 조 · 승 · 우
3할 타율에 만족해온 배우 조승우(31)가 인생 두 번째 타석에서 홈런을 노린다. 10편의 출연작 중 3편을 성공시키며 흥행에 큰 욕심을 내지 않았지만, ‘퍼펙트 게임’(21일 개봉)으로 이번만큼은 야구 영화의 신기록을 세우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어릴적 내 꿈은 ‘투수’
초등학교 시절 부모 몰래 중학교 야구부 입단 시험을 보러 갈 정도로 그의 오랜 꿈은 투수였다. 뮤지컬을 시작하면 아무리 좋은 시나리오라도 건네지 않던 소속사에서 꼭 한 번 보라며 건네준 ‘퍼펙트 게임’은 이래저래 몸 안의 모든 욕구를 자극시켰다.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결정했어요. 그렇게 하고 싶던 야구 영화, 그것도 한국의 전설적인 투수 역할이니까요. ‘사투리는 김윤석 형에게 배우면 돼’라고 혼자 결정하고 무조건 영광스럽게 하자고 마음먹었죠.”
당대 최고 투수였던 롯데 최동원과 해태 선동열의 마지막 승부를 그렸다. 연출자인 박희곤 감독으로부터 600페이지가 넘는 자료를 받았고, 인간 최동원에 대한 모든 것을 철저히 분석했다.
“유니폼을 입었을 때와 벗었을 때가 완전히 다른 분이셨어요. 저도 무대에 섰을 때와 내려왔을 때 다르다는 점에서 최동원 선수와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고요.”
촬영이 끝날 때까지 최동원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 “이왕 할 거면 제대로 하라”는 말만 박 감독을 통해 대신 들었던 그는 “시사회 때 꼭 초대해서 잘했다는 칭찬을 받고 싶었다. 공 잡는 법도 꼭 배워보고 싶었는데 (9월 타계했다는 소식을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연기인생 ‘두번째 타석’
중학교 때 뮤지컬을 보고 연기자가 되기로 결심한 그는 은사인 남경업과 ‘춘향전’의 임권택 감독 등을 만나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로 부와 명성을 얻은 것까지를 자신의 첫 타석 결과라고 비유했다.
그리고 지금 두 번째 타석에서 새로운 미래와 맞서게 됐다.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고, 영화 역시 역사에 길이 남는 대중문화 작품이잖아요. 야구와 영화가 만난, 처음부터 제 가슴을 요동치게 했던 이 작품으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싶어요.”
뮤지컬계의 독보적인 흥행 메이커이기도 한 조승우는 “배우는 가장 먼저 연습실에 들어와서 불 끄고 가는 사람이 성공한다고 배웠다. 연습하는 사람을 이길 자는 없다”는 말로 이번 영화에 대한 노력과 성공 예감을 대신했다.
사진/김도훈(라운드테이블)
디자인/원지영 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