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K-팝이 지구촌 한류열풍을 선도했다면 내년에는 K-무비가 더 강력해진 파워로 바통 터치를 한다.
임진년 용의 해를 맞아 용처럼 힘차게 꿈틀대는 기세의 한국영화는 먼저 중국`일본 등 아시아권을 호령한다. 강제규 감독의 전쟁대작 ‘마이웨이’가 스타트를 끊었다. 장동건`오다기리 조 주연의 이 영화는 이달 일본 프로모션을 진행했고, 다음달 14일 일본 내 300여 개 스크린에서 개봉한다. 이어 3월 중국 전역에서 선보인다.
한류스타 장근석이 출연한 ‘너는 펫’ 역시 21일 일본 내 300여 개관에서 공개된다. 소녀시대 등 K-팝 스타들의 다큐멘터리 영화는 상반기에 현지 개봉된다. 곽재용 감독의 한`중`일 합작 프로젝트 ‘양귀비’는 하반기 중국에서 가장 먼저 개봉될 예정이며, 허진호 감독의 ‘위험한 관계’도 중국에서 관객을 맞는다.
이병헌은 명실공히 할리우드 스타로 자리 잡는다. 전편에 이어 주연을 맡은 액션 블록버스터 ‘G.I.조: 리탤리에이션’이 성수기인 7월 29일 미국 등 전 세계 극장가에서 동시 개봉된다. 배두나는 워쇼스키 남매가 메가폰을 잡고, 톰 행크스`휴 그랜트`할 베리`수전 서랜든이 출연하는 SF ‘클라우드 아틀라스’에 주연급으로 등장한다. 하반기 공개를 목표로 후반 작업 중이다.
‘올드보이’와 ‘박쥐’로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과 심사위원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은 연기파 니콜 키드먼`매튜 굿을 기용한 호러물 ‘스토커’로 할리우드를 노크한다. 김지운 감독은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연의 액션 스릴러 ‘라스트 스탠드’를 연출하고 있다. 한국 감독이 할리우드 주류로 영입된 사례는 이들이 처음이다.
◆ '콘테츠 산업 성공' 시험대
2012년 국내 영화인과 작품의 해외 진출은 이제까지와 격이 다르다는 게 영화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완성된 영화를 해외 수입`배급사를 통해 단순히 내다 파는 수준에서 벗어나 기획 단계부터 해외 자본 및 프로덕션과 손잡는 방식으로 해외 시장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 산업 측면에서 성공 가능성을 시험하는 ‘원년’으로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영화진흥위원회도 적극적인 지원 사격에 나선다. 내년 한해 동안 한국영화와 영화인들의 성공적인 해외 연착륙을 돕기 위해 중국에 현지 사무소를 개설하고, 할리우드와 유럽의 자본을 끌어들여 대규모의 글로벌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김의석 영진위원장은 “내년은 한국영화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K-팝 열풍이 국내 음악 콘텐츠와 가수의 해외 수출을 이끌었다면, (영화는) 해외 자본 및 문화와 하나로 뭉치면서 산업의 폭이 무한대로 확장하는 계기를 제공할 전망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