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만 ‘엄지의 선택’으로 친노(친노무현)가 화려하게 부활했다.
돈 봉투 사건으로 한껏 높아진 기성 정치권에 대한 물갈이 여론은 83%의 모바일 투표율이라는 정치혁명을 일궈내며 친노를 4년 만에 야권의 최대 세력으로 만들었다. 게다가 헌정사상 처음으로 여야 여성대표 시대까지 열리며 다가오는 4월 19대 총선에서 여성대표들이 벌일 건곤일척의 맞대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명숙 후보는 15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서 총 24.5%를 얻어 대표로 선출됐다.
한 대표는 시민 경선인단의 현장 투표(2만2299표)와 모바일 투표(22만7153표), 대의원 투표(5537표)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표를 얻었다. 2위로 지도부에 입성한 친노 문성근 최고위원은 16.68%를 얻었고 이어 박영선(15.74%), 박지원(11.97%), 이인영(9.99%), 김부겸(8.09%) 등이 지도부에 합류했다.
한 후보의 압도적 당선은 민주당내 구(舊) 민주당 및 시민통합당 지지층들로부터 그의 화합형 리더십이 양측간 화학적 결합을 통해 4·11 총선과 12월 대선 승리를 이끌어내는데 최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한 대표 "승리의 대장정 선언"
한 대표는 “민주통합당의 이름으로, 이번 경선에 참여했던 80만 시민의 이름으로 국민을 무시하는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는 승리의 대장정을 선언한다”며 당 대표직을 수락했다.
특히 관심을 모았던 시민 선거인단의 모바일 투표에는 총 선거인단 신청자 중 47만8385명이 참여해 84.4%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지난 대선 이후 ‘폐족’(조상이 큰 죄를 지어 벼슬을 할 수 없게 된 자손)을 자처했던 친노의 부활도 주목거리다. 한 후보가 신임 대표로 선출된데 이어 문성근 후보가 2위를 기록하면서 4년 만에 야권의 최대 세력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 들어 검찰 조사로 수난을 거듭하며 ‘저항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한 대표는 부드러운 이미지에서 벗어나 강인한 야성을 갖춘 ‘정치인 한명숙’으로 재조명되는 전기를 맞이한 셈이다.
한 신임 대표의 선출로 여야 모두 공천개혁을 통한 본격적인 총선 국면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한 신임 대표는 이번주 중 총선기획단을 발족하고 대대적인 인적 쇄신에 나설 전망이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끄는 한나라당도 1996년 15대 총선에 버금가는 공천 물갈이로 디도스 사건, 돈 봉투 사건 등 잇단 악재에 정면으로 부닥쳐 꺼져가는 당의 불씨를 살리려 할 것으로 보여 여야 어느 쪽의 개혁이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일지 관심거리다.
한 정치평론가는 “당 밖에서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한 친노그룹이 낡은 틀에 갖혀 있던 구 민주계를 흡수한 것”이라고 평가하며 “과거 노무현 정권 실패와 구 민주계 분열의 짐을 진 친노그룹이 야권 통합, 인적 쇄신 등을 통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야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