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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위도식' 꿈조차 버린 201만명

'쉬었음' 인구 사상최대…20대 100명 중 5명꼴 '백수'

#1. 다음달 초 이기석(가명·30) 씨는 호주 행 비행기에 오른다. 대학을 졸업한 지 수년이 지났지만 이른바 '멀쩡한' 회사에 취업하지 못하자 워킹홀리데이비자를 받아 캔버라 인근의 젖소 목장에서 일을 하기로 했다.

수도권 소재 4년제 대학 졸업, 토익 800점 이상, 각종 봉사활동 인정서 등 그럴듯한 '스펙'을 갖췄지만 이 씨를 불러준 곳은 영업직을 구하는 보험회사 뿐이었다. 그는 "사흘동안 일했는데 좁은 인맥과 내성적 성격의 한계가 드러났다. 차분히 쉬고 싶은데 부모님 뵐 면목이 없어서 일단 면피용으로 해외 취업을 선택했다.물론 현지에서 '노가다'를 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2. 조혜정(가명·33)씨는 평일 오후 1~7시에 유명 커피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뿐 이렇다할 직업이 없다. 그의 생활 신조는 '가고 싶은 회사가 아닐 바엔 알바하며 여유있게 살자'다. 강남 일대에 빌딩 임대업을 하는 부모님의 재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삶이지만 현재의 라이프 스타일에 만족한다.

"살벌한 경쟁을 뚫고 회사 들어간 친구를 봐도 부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여성은 결혼·육아와 동시에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적지 않아 그렇게까지 부대끼며 일하고 싶진 않거든요. 부모님 역시 제 생각에 공감하시고요."

직업을 갖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그저 쉬고 있는 사람이 200만명을 넘었다. 특히 20대 100명 가운데 5명 이상이 백수인 것으로 조사됐다.일하지 않고 교육이나 직업훈련도 받지 않는 니트족(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이 급증할 조짐으로 해석할 수 있다.

20일 통계청의 1월 고용동향 조사결과를 보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마냥 쉰 '쉬었음' 인구는 201만5000명이었다. 2003년 해당 통계를 낸 이래 월간 최대치였던 지난해 1월(187만2000명)보다 14만3000명(7.7%) 많은 수치다. 전체 15세 이상 인구의 4.9%다.

연령대별로는 60세 이상이 추세적으로 느는 가운데 20대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20대 쉬었음 인구는 2010년 11월 이후 전년 동월 대비 15개월째 늘었다. 특히 지난해 11월(10.2%), 12월(11.1%), 지난달(27.3%) 등 석 달째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달 20대 인구(625만명) 중 쉬었음은 33만7000명으로 5.4%를 차지했다. 지난달 30대 쉬었음 인구도 지난해 1월보다 12.7% 늘어난 2만3000명으로 7개월째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국내 니트족의 상황은 '과잉 복지' 논란으로 후유증을 겪고 있는 남유럽 국가보다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대학 졸업 5년 뒤에도 놀고 먹는 젊은이 비율(36.8%)이 이탈리아(35.6%), 그리스(33.6%), 스페인(31.0%) 등 남유럽 국가들보다 높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다.

남재량 한국노동연구원 박사는 "20~30대에서 쉬는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취업 포기자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생계가 당장 곤란한 지경이 아닌 청년층의 수이기도 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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