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태희가 일본 극우 세력의 반발로 공식 행사를 취소하는 불상사를 겪었다.

그가 모델로 참석할 계획이었던 로트제약의 메이크업 신제품 CF 발표회가 21일 도쿄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행사 하루 전 갑작스럽게 최소됐다. 주최측은 "인터넷상에 김태희의 모델 기용을 비판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어 행사장에서 벌어질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2채널 등 극우 성향의 일본 인터넷 사이트에는 김태희와 관련된 글이 쏟아지고 있다. 현지 네티즌은 모델 교체를 요구하는 글과 그를 모델로 기용하는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을 촉구하는 글 등을 올리며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22일 일본이 정한 다케시마의 날을 맞아 이같은 움직임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김태희에 대한 반대 움직임은 지난해 10월 일본 후지TV 드라마 '나와 스타의 99일'에 그가 주인공으로 출연하면서 촉발됐다. 당시 후지TV 사옥 앞에서 혐한 세력이 주도하는 한국 연예인 및 방송 프로그램 퇴출 시위가 열렸고, 게시판에는 김태희와 관련된 각종 악성 루머까지 넘쳐났다.

김태희는 남동생 이완과 함께 2005년 스위스를 방문해 독도가 한국땅이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캠페인을 벌인 적이 있다. 반한 세력들은 이를 근거로 반일 활동 전력이 있는 연예인이 돈벌이를 위해 일본에서 기웃거리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물론 '나와…'은 이전 작품들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해 '반 한류' 감정은 소수의 움직임에 지나지 않음을 입증했다. 그러나 한국 스타의 공식행사가 일본인의 반발로 취소된 것은 처음이라 향후 한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