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강경대응에도 학교폭력이 끊이 질 않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생활질서과는 싸움을 잘하는 순서대로 1군과 2군을 만들어 후배들을 집단폭행하고 금품을 상납받은 혐의로 중학생 17명과 고등학생 5명을 22일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광진구의 한 중학교 화장실에서 후배가 돈을 가져오지 않았다며 얼굴을 때리는 등 폭력을 휘두르며 1년여 동안 65회에 걸쳐 195만6500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학기 초에는 후배 학생을 모아 일명 '물갈이'라는 집단폭행을 하며 돈을 뜯었고 각 학교에서 싸움을 제일 잘해 일명 '통'이라고 불리는 학생끼리 싸움을 한 뒤 이긴 사람이 상대 학교 학생들의 금품을 빼앗기도 했다.
특히 괴롭힘을 당하지 않게 해준다는 명목으로 1군은 2군에게 수시로 상납받았다. 이 과정에서 선배에게 무리한 금품 요구를 받은 학생이 다시 자신의 후배들을 상대로 돈을 뺏는 등 피해학생이 가해학생으로 바뀌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동급생 돈을 빼앗고 절도까지 저지른 10대 청소년들도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이같은 혐의로 A(15)군 등 3명을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10대 1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후배 B(14)군을 폭행하고 노스페이스 패딩 점퍼를 빼앗는 등 지난해 7월부터 지난 1월까지 6차례에 걸쳐 동급생 또는 하급생 13명을 폭행하고 50만5000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았다.
이들 또 한 떡집 문을 부수고 들어가 현금과 상품권 9만6000원어치를 훔치는 등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 5일까지 6차례에 걸쳐 인근 상가에서 315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도 받고 있다.
◆여교사-경찰 핫라인 구축
한편 경찰은 학교폭력을 막기 위해 여교사 등과 경찰 사이에 핫라인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경찰청 고위관계자는 "다양한 지역에서 교사·학생들과 현장 간담회를 해본 결과 일부 교사들이 학교폭력이 행사되는 현장을 목격하고도 아무런 조치 없이 지나친다는 제보를 많이 받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경찰이 즉시 출동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