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야당이 뚫지 못한 강남 지역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싶다. 이번에 민주통합당을 위해 직접 나서겠다"
민주통합당의 정동영(59) 상임고문. 2007년 대선 후보였던 정 고문은 3선 지역구인 전북 전주 덕진을 포기하고 '강남을' 출마를 선언, 새로운 도전장을 내밀었다.
정 고문이 올해 4·11 총선에서 전통 여당의 텃밭인 '강남을'에 출사표를 던짐에 따라 어느 때보다 치열한 '빅매치'가 예고되고 있다.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준비하고 있는 그는 인터뷰 내내 자신감이 넘쳐났다. 영리해 보이는 눈빛과 똑 부러지는 말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때로는 올림픽 금메달 사냥에 나선 국가대표 선수 마냥 다부졌다.
정 고문은 강남을 출마 배경에 대해 "우리 국민이 행복해지려면 '복지국가'로 가야한다. 강남에서 복지국가를 지지한다면 국가 운영 원리가 바뀔 것"이라며 "이것이 강남을에 출마한 핵심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강남에서는 막대기만 꽂아놔도 여당을 지지했었다"면서 "하지만 여당이 잘못하면 야당도 뽑아야 한다. 강남의 자부심과 자존심에 호소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정 고문은 강남 시민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공략으로 복지국가와 경제민주화, 한반도 평화체제를 강조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줄기차게 외쳐온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 이념, 남북평화를 강남의 한 복판에서 설파하겠다"며 "나의 주장에 힘이 실리면 강남도 정치 일번지가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최근 새누리당에선 정 고문의 대항마로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을 검토하고 있어 두 사람의 대결 역시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정 고문은 "한미 FTA는 미국식 경제체제를 받아 들이는 것"이라며 "한국의 경제 시스템을 미국식으로 가야 선진국이 된다고 하는데 그것은 중대한 착각이자 오류"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 전 본부장은 대표 선수가 아니다. 자신이 있다면 김 전 본부장을 내보내지 말고,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직접 나와서 한미 FTA가 옳다고 얘길하라"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16년 정치인생 동안 가장 뿌듯했던 일로, 자신의 주장이 민주통합당의 노선과 강령에 반영됐던 일을 꼽았다.
정 고문은 "제가 주장했던 담대한 진보로 한국 사회가 가야 된다. 돈이 아니라 인간 자체가 목적이 돼야 한다"면서 "이런 저의 주장이 민주통합당의 노선을 만들고, 새누리당까지 따라왔다. 요즘 정치하는 맛을 느낀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그는 "우리 주변을 보면 불행·불안·불만족인 사람들이 많다. 그야말로 삼불시대인 것 같다"며 "그 분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삼불을 극복하고 새로운 사회로 가기 위해선 복지국가로 가야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래서 강남에 왔다. 전주에 출마하면 편안 선거가 되겠지만, 지금까지 뚫어보지 못한 강남에서 새로운 도전과 희망을 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