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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서 다섯칸 채우는데 210만원

"스펙 모자라면 불안" 구직비용 갈수록 눈덩이 면접 옷차림, 황당질문 대처 코칭비용도 부담

서울소재 중견기업 신입사원 허수연(가명·28)씨는 구직자 신분이었을 당시 6번의 토익과 4번의 토익 스피킹 시험을 치렀다. 응시료만 54만원이 넘었다. 영어 학원비와 교재비를 합하면 100만원이 조금 못되는 금액을 영어 스펙 만드는 데 쓴 셈이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오피스 프로그램 자격증인 MOS 자격시험을 위한 프로그램 참가비와 응시료가 22만원, 펀드투자상담사와 증권투자상담사자격증 관련 수강비용으로 40여만원이 추가됐다. 이력서 다섯 칸을 채우는데 약 210만원이 들었다.수천만원의 대학등록금은 별도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기업 305곳을 조사한 결과 10곳 가운데 9곳꼴로 신입사원 채용 시 스펙(Specification)보다는 인재상을 중시한다는 결과가 최근 나왔다. '스펙'을 더 중시한다는 기업은 10.8%에 그쳤다. 그런데 취업준비생은 왜 이토록 취업에 열정과 비용, 자존심을 소진하고 있는 것일까.

개인의 꿈과 현실이 다르듯 기업의 이상과 현실도 판이하기 때문이다.

이달초 취업포털 잡코리아의 설문조사결과 기업 인사담당자의 55%가 신입사원 채용시 취업재수생은 꺼린다고 대답했다. 허씨는 "국내 취업전선의 현주소"라며 "그나마 올해 취업에 성공해 다행이지, 고배를 마셨다면 이 같은 비용을 또 치러야 한다"며 혀를 내둘렀다.

◆취업재수생들 한 걱정

다음달부터 상반기 공채를 시작하는 기업 중 삼성 등 일부 대기업은 일정수준 이상의 영어 필기 점수와 말하기 점수를 지원 자격으로 내걸고 있다. 점수 보유 자체를 조건으로 하는 기업도 있지만 면접대상자를 걸러내기 위한 내부 규정이 있다는 것은 지원자와 업계 모두에 공공연한 비밀이다.

백수탈퇴 비용이 이처럼 높은 것은 기업이 인재 선발 비용을 최소화하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채용과정에서 학점과 공인어학시험 점수, 자격증과 같은 스펙으로 검증된 인재를 1차적으로 선발해 비용을 아끼고 있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대기업 인사팀 관계자는 "영어, 컴퓨터 사용능력 등 비즈니스에 필요한 최소한의 재능을 파악하는데도 큰 돈이 든다. 기업이 이른바 스펙 좋은 지원자를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스펙을 갖추는 과정에서 인내, 노력, 문제해결력 등의 애티튜드가 발전하는 만큼 이들이 취업에 유리한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인재상을 운운하고 있지만 서류·면접 전형 등으로만 이를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작용한다.

신원 노출을 꺼린 또 다른 대기업 인사팀 관계자는 "면접 시 표정과 옷차림, 면접관을 사로잡는 법, 황당한 질문에 대처하는 자세까지도 스터디를 통해 학습하는 세상이다. 단기간에 지원자의 인성이나 비전에 대한 정보를 얻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차선책으로 스펙을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훈·권보람기자 zen@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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