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오 앤 차오'팀이 극 중 한 장면을 연습하고 있다.
지난주 서울 강서구 등촌동 SBS 공개홀 1층에 있는 연습실 문을 열자 깔깔대는 웃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SBS 개그 프로그램 '개그투나잇'의 '끝장 드라마' 팀이 다른 팀에 방해될까 목소리를 낮추고 액션 장면을 연습하다 터지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내지른 소리였다.
이처럼 녹화가 있는 매주 수요일 연습실에서는 수십명의 개그맨들이 삼삼오오 모여 연습에 열심히다. KBS2 '개그콘서트'나 tvN '코미디 빅리그' 등에 비해 아직 인지도는 낮지만 출연진의 열정은 못지 않다. 최근에는 시청률이 7%대로 순항 중이라 더욱 힘을 받았다. 매주 토요일 밤12시에 방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뜨거운 반응이다.
그 중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들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풀어낸 '하오 앤 차오'는 1등 인기 코너다. 중국 황실의 4억짜리 개 차오차오가 귀여운 애교와 기상천외한 개인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다. 이날 현장에서 차오차오 역의 정세협은 대뜸 연습실 바닥에 드러누워 특유의 애교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사랑받기 위해 감수하는 고충이 만만치 않다. 다른 멤버들은 멀쩡한데 유독 정세협만 털로 뒤덮인 의상 탓에 얼굴이 벌개져 땀을 뻘뻘 흘렸다. 그는 "의상이 한 벌 뿐이라 매주 드라이를 해줘야 한다. 안 그러면 냄새탓에 연기가 어려울 정도"라면서 "특히 녹화할 때는 사람들이 뿜어내는 열기로 정말 덥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연습 내내 웃음이 넘쳤지만, 저녁에 있는 녹화를 앞두고 긴장까지 숨기진 못했다. 진짜같은 엉터리 중국어로 웃음을 자아내는 '하오 앤 차오' 팀은 중국어 어플이 들어있다는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또 과거 자신을 버렸던 남자를 카트 안에 가둬놓고 끝까지 집착하는 여자의 모습을 소재로 삼아 요즘 뜨고 있는 '미저리 2012' 팀은 소품인 카트를 이리저리 굴리며 긴장을 풀었다. '영상물심사위원회'는 리허설 무대에 올라서도 슛이 들어가기 전까지 서로 대사를 맞춰보는데 정신이 없었다.
제작진은 지금의 인기에 탄력을 받아 코너를 보강할 계획이다. 요즘 높은 인기를 모으는 MBC '해를 품은 달'과 SBS '짝'을 패러디한 코너를 선보인다.
연출자인 안철호PD는 "새 코너 '햄을 품은 달'은 이례적으로 제작진이 대본을 만들어 대박을 기대한다. 또 다른 코너 '짝'에는 안철수 교수·이명박 대통령·북한 김정은의 닮은꼴 인물들이 남자1호·2호·3호 등으로 출연한다"고 기대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