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문화>문화종합

세븐의 구원투수, 박진영의 직구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다. 세븐의 시대는 이제 저물었다고 판단했다. 그도 그럴 것이, 2004년 대박곡 '열정' 이후 '히트곡 실종상태'나 마찬가지였다.

여기에 미국 진출 실패라는 스토리가 맞물리면서 모두들 그가 '지는 태양'이라는데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적어도 이번 신보가 발표되기 전까지는 그랬다.

묘수를 낸 쪽은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의 대표 양현석이었다. YG에서의 포지션이 애매해져 버린 세븐을 위한 구원투수로, 다름 아닌 JYP엔터테인먼트의 수장 박진영에게 러브 콜을 보낸 것이다.

박진영은 침체기에 있는 가수를 구해낸 적이 있다. 이기찬의 '또 한번 사랑은 가고'가 그랬고, 원더걸스 또한 '비 마이 베이비'로 위상을 회복했다. 복귀한 세븐에게도 성패의 갈림길은 명확했다.

아마도 그는 첫 싱글 '내가 노래를 못해도'를 향한 대중적 피드백을 초조한 심정으로 기다렸을 것이다. 음원 차트 1위를 정복하고, 순위 프로에서도 정상에 오르는 등 만족할만한 성과를 일궈냈다는 게 현재까지의 중론이다.

이 노래에서 박진영이 의도한 바는 대략 다음과 같다. 중구난방으로 흘러가던 세븐에게 확실한 이미지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비트 중심이 아닌 '노래 그 자체'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

그렇지 않아도 박진영은 과거에 비와 세븐을 비교하며 "춤은 비가 조금 더 낫고, 노래는 세븐이 조금 더 낫다"라고 평가했었다. 따라서 자신의 판단을 믿고 노래만으로 우직하게 직구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게 최종 마스터플랜이었을 것이다.

노래에 올인하는 태도를 취했으면서도, 역설적으로 '내가 노래를 못해도'라는 간판을 내걸었다는 점에서 박진영의 영민함이 드러난다. 제목만으로도 대중들을 상대로 하는 '호객행위'가 가능함을 그간의 경험치로 체득하고 있어서다.

이 곡에는 주류 가요가 요구하는 스타일의 가창력에 관한 한, '나도 어디 가서 뒤지지 않는다'는 세븐의 자신감 같은 것이 듬뿍 배어있다. 여기에 '거대 기획사간 교류'를 시도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다가오는 부분이다.

소속사의 색깔에 짓눌려 있는 가수들이 있다면 이처럼 새로운 유형의 협업을 활용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가수로서 자신의 현재를 재고하는 전환점이 되어준 세븐의 노래는 모범사례로서 우리 가요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배순탁(음악평론가·MBC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