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전지현의 갑작스러운 결혼 발표에 영화계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가 출연했거나 출연할 예정인 영화들의 홍보와 촬영 일정을 전면적으로 재조정해야 하는 난국에 처했기 때문이다.
다음달 초부터 촬영에 돌입할 '베를린' 제작사는 1일밤 전해진 결혼 소식에 한바탕 난리를 치렀다. 전지현은 이 작품에서 남북으로부터 쫓기는 독일 베를린 주재 북한 공작원(하정우)의 아내를 연기하는데, 결혼 시점인 6월2일이 일정상 막바지 촬영 기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베를린과 라트비아 로케이션으로 대부분의 촬영이 진행되므로, 주연 배우의 공백이 생기면 하루에만 1000만~2000만원의 제작비를 앉은 자리에서 까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제작진은 "한 개인의 인륜지대사에 대해 뭐라 말하고 싶지 않다. 프로페셔널답게 잘해줄 것으로 믿는다"면서도 "사전에 (전지현 측으로부터) 아무런 귀띔도 전해듣지 못했다. 교제 소식이 알려졌을 때부터 (결혼 여부를) 몇 번이나 확인했는데…"라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7월 개봉을 앞둔 '도둑들' 쪽도 황당해하기는 마찬가지다. 공개 시점에 맞춰 다른 주요 출연진인 김윤석·이정재·김혜수 등과 더불어 홍보 일선에 앞장서야 할 전지현의 불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투자·배급을 맡은 쇼박스㈜미디어플렉스의 한 관계자는 "배우들의 홍보 일정을 논하기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며 "결혼과 관련해 전지현 씨를 만나고 싶어하는 취재 요청이 쇄도할텐데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고 털어놨다.
데뷔 초부터 언론 노출을 꺼려하기로 유명한 전지현은 가장 최근작인 '블러드'가 개봉됐을 2008년 당시, 매체마다 고작 15~20분의 인터뷰 시간만을 할애하는 등 홍보에 최선을 다하지 않아 눈총을 샀던 적이 있다. 100억원대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베를린'과 '도둑들'의 촬영 및 홍보와 관련해 결혼을 이유로 어떤 태도를 보일지 영화계는 예의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