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어야 산다!"
4·11 총선이 4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예비후보들의 홍보 아이디어 경쟁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과거 획일적인 거리유세와 대면 접촉만으로는 최근 부쩍 정치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젊은 층의 눈길을 끌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색 복장이나 구호는 물론이고 택시·세그웨이(1인용 스쿠터) 유세, 인터넷 방송 등 기존에 보기 힘들던 차별화된 선거운동까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기우(새누리당·창원을) 국회의원 예비후보는 바쁜 선거운동 틈틈이 택시 운전대를 잡는다. 민생투어 방식의 선거운동으로 시민들의 작은 소리까지 귀를 기울이겠다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복안이다.
이 예비후보는 "거리에서 명함을 나눠주는 것보다는 택시 안에서 유권자들과 생생하게 대화하는 것이 이름과 얼굴을 알리는데도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미래형 교통수단을 타고 거리를 누비는 후보도 있다. 안봉진(민주통합당·춘천) 예비후보는 지난달 11일부터 이벤트업체에서 임대한 세그웨이를 타고 춘천 명동 시내를 돌며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안 예비후보는 "시민들과 가깝게 소통하고 눈을 맞추기 위해 기존과는 다른 형태의 선거운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정치권의 화두인 SNS(소셜네트워크 서비스) 활용을 뛰어넘어 인터넷TV 방송국까지 만든 후보도 등장했다. 하귀남(민주통합당·마산을) 예비후보는 인터넷 아프리카TV에 '거침없이 하귀남 TV'를 개설하고 지역 현안을 논의하는 영상물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이색홍보문구와 명함도 쏟아지고 있다. 김성식(무소석·서울 관악갑) 예비후보는 사무실에 '바로세워주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국회를 뒤집어 놓은 현수막을 내걸어 유권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상호(민주통합당·성남 수정) 예비후보의 '화장실 들어갈 때 나올 때 똑같은 남자', 배은희(새누리당·서울 용산) 예비후보의 '공개수배, 지명수배' 현수막도 네티즌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 신인 대거 늘어 참신 전략 봇물
이같이 이색 선거운동이 급증한 이유는 여야 모두 대대적인 공천 물갈이를 천명하면서 정치 신인이 대거 늘어난 덕분으로 보인다. 후보자들의 공약이 엇비슷한 상황에서 인지도가 높은 현역 국회의원과 진검승부를 벌이려면 유권자들의 뇌리에 박힐 만한 특색있고 차별화된 선거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빨간 내복을 입고 선거운동을 벌인 강민국(새누리당·경남 진주을) 예비후보는 "젊은 후보라서 뭐든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돈 선거, 조직선거, 상대후보 비방 흑색선전으로 더렵혀진 선거 풍토를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참신한 전략으로 승부하는 21세기형 선거문화로 바꾸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