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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무성영화 한 편이 주는 깊은 감동

무성영화 한 편이 아카데미 수상식을 빵 터뜨려 놓았다. 프랑스 감독 미셸 하자나비시우스와 프랑스 배우 장 뒤자르댕. 그리고 감독의 부인이자 아르헨티나 출신 배우 베르니스 베조가 뭉쳐 만든 '아티스트'가 그 주인공이다. 3D 첨단 기법의 영화가 주도하려는 때에 구닥다리 무성영화가 이렇게 감동과 충격을 준다는 것은 모두의 허를 찌른 사건이었다.

게다가 영화라고 하면 일단 미국의 할리우드를 떠올리게 되어 있는데 프랑스 영화인들이 미국의 무성영화 이야기를 줄거리로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이 얼핏 기이하게 여겨지기도 하겠지만, 사실 영화의 출발은 프랑스였다. 1895년 르뮈에르 형제가 시네마토그라프라는 이름으로 움직이는 영상을 최초로 공개한 것이 그 시작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화가 상업적 가치를 갖고 널리 퍼지게 된 것은 역시 미국이었다. 영화 '아티스트'는 무성영화가 미국 극장가를 주름잡았던 시대의 풍경을 잘 보여준다. 전성시절의 무성 영화는 오늘날 뮤지컬을 보는 것과 같이 오케스트라 연주와 함께 상영됐고, 주인공 배우는 스크린 뒤에 있다가 무대에 나와 관객들에게 직접 인사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영화를 본다는 것이 극장 구경을 간다는 것과 동의어처럼 쓰일 만한 때의 전설 같은 경치였다.

영화 '아티스트'는 그런 상황이 변모하면서 겪게 되는 비애(悲哀)의 드라마를 펼쳐낸다. 무성영화 시절의 인기배우 조지 발렌타인은 소리와 결합해가는 영화의 변화를 무시하다 몰락한다. 한편 그를 사모하고 있던 단역 배우 페피는 유성영화의 시대에 스타로 떠오르고, 쇠락해간 한때의 인기배우 조지 발렌타인의 구원자가 된다. 유성영화 시대에 무성영화 배우가 살아난 것은 브로드웨이 쇼의 춤이었다. 그건 미국이 만들어낸 대중 예술의 걸작이다.

흑백사진이 대세였던 시절에 총천연색의 등장은 경이로움이었다. 순간 흑백사진은 낡고 초라해진다. 하지만 총천연색 컬러에 너무도 익숙해지게 되고 나서 보는 흑백사진은 깊고 아련해지며 또한 신비롭기조차 해진다. 모든 것은 대조의 미(美) 속에서 자기의 가치를 더욱 또렷하게 드러내는 법이다. 그러니 어쩌면, 낡은 것은 본래 없다. 그렇게 바라볼 뿐이지. 문제는 그래서 언제나, 온고지신(溫故知新)에 더해 온고창신(溫故創新)이다. 옛것으로 새것을 만드는 예술, 그래서 영화 제목이 아티스트였던가? /성공회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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