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구단의 전지훈련이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8명의 사령탑도 부지런히 연습경기를 통해 개막 전력 구성에 몰입하고 있다. 뚜껑을 열어봐야겠지만 선동렬 KIA 감독의 말처럼 '1강7중'이라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전력이 백중세다.
감독들의 마음도 여러 갈래다. 최강의 평가를 받는 류중일 삼성 감독은 자신감이 넘친다. 그러나 3년 계약 마지막 해를 맞는 한대화 한화 감독의 심경은 복잡하다. 올해 반드시 성적을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2009년 말 김인식 감독이 물러나고 맡은 한화의 전력은 볼품이 없었다. 중심타자 김태균과 이범호의 일본 이적, 줄줄이 군입대를 앞둔 주력 선수들, 선발-중간-마무리의 부재 현상까지 겹치는 난맥상이었다.
팔을 걷어부치고 선수보강에 나섰다. 다른 팀 감독들을 만나면 선수를 달라는 부탁이 먼저였다. 그러면서도 '야왕'이라는 별칭에 맞도록 자신의 색깔이 뚜렷한 야구를 했다.
올해 한화 전지훈련에서는 희한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선수들은 올해 목표를 자신의 성적이 아닌 '감독 재계약'을 내세웠다. 그동안 불철주야 팀을 위해 고생했던 감독의 지난 2년을 지켜봤기 때문이다. 선수들에게는 기회를 주려 노력하는 모습이 마음에 닿았던 모양이다.
구단의 생각은 어떠할까? 구단은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김태균에 이어 박찬호와 FA 필승맨 송신영까지 영입하면서 막대한 돈을 쏟아 부었다. 지난 3년 동안의 초라한 성적표(8위, 8위, 7위)를 만회해야 하는 절박한 처지다. 그런데 구단은 4강은 필수요, 우승까지도 주문하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
오키나와를 찾은 한 야구인은 "현재로서는 한화를 우승 후보로 꼽기는 어렵다. 야구는 한 두 명이 하는 것이 아니다. 전반적으로 투타의 전력이 두텁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또 한 명의 야구인은 "수 년 동안 꾸준히 투자를 해야 우승팀으로 변모할 수 있다"며 지적하고 있다. 그럼에도 반드시 성적을 내야하니 감독이나 선수들의 속은 어떨 것인가. /OSEN 야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