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 효자들도 마침내 등을 돌렸다.
시청률 40%를 돌파한 MBC '해를 품은 달'이 연출자인 김도훈 PD의 노동조합 총파업 동참으로 8일 종영을 앞두고 결방 사태를 맞았다. MBC는 결국 7~8일 방송 예정이던 19~20회 대신 기존 방송분을 재편집한 스페셜 편을 내보내기로 했다.
김 PD는 6일 서울 여의도 MBC 사옥에서 노조가 주최하는 사내 집회에 참석했다. 이후로 촬영이 전면 중단돼 김수현·한가인·정일우 등 주연배우들은 우왕좌왕하며 제작진의 연락만 기다리고 있다.
한 배우의 소속사 관계자는 "전날 김 PD가 배우들에게 마지막 촬영이 힘들어 결방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면서 "우리 처지에서는 8일 이후부터 광고 촬영 등 다른 스케줄이 가득 잡혀있어 그 전에 빨리 촬영이 재개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하소연했다.
특히 이날 김 PD뿐 아니라 주말극 '신들의 만찬'의 이동윤과 '무신'의 김진민, 일일극 '오늘만 같아라'의 김대진 등 시청률을 책임지는 드라마국 PD들이 대거 가세를 선언해 무더기 결방 사태가 예고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노조) MBC 본부는 공정 보도 복원와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주장하며 40여일째 파업중이다. 사측은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5일 이용마 기자, 최일구·김세용 앵커, 김민식 PD, 김정근 아나운서에게 해고와 정직 등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에 노조는 6일 김 사장을 배임 등의 혐의로 서울 남부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한편 KBS 새 노조인 언노조 소속 KBS 본부도 6일 오전 5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함에 따라 효자 프로그램의 제작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조합원인 서수민 PD와 최재형 PD가 연출하는 '개그콘서트'와 '해피선데이-1박2일'의 녹화가 각각 7일과 9일로 예정돼 있어, 사측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KBS 본부의 한 관계자는 5일 "서 PD는 노조 초기부터 함께 해 왔다. 확정하진 않았지만 합류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최 PD의 경우는 프로그램을 맡은지 얼마되지 않아 상황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KBS 홍보실 측은 "담당 PD들의 참여 여부는 녹화일이 돼야 알 수 있다"면서 "그러나 핵심 인력이 빠지더라도 오랜 노하우가 있어 대체 인력으로 충분히 정상 제작이 가능하다"며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