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대 시절 통통 튀던 소유진(31)이 삼십대로 접어들면서 달라졌다. 특유의 귀여운 얼굴은 여전하지만, 성숙한 여인의 향기를 풍긴다. 대학로 예술마당 1관에서 공연 중인 '김종욱 찾기'로 뮤지컬 첫 주연을 맡은 그를 만났다.
# 난 청개구리과…말리면 더 도전
뮤지컬 재도전을 알렸더니 주위 사람들 열 명 중 아홉 명이 반대했다. 시즌 6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인기 높은 작품이라 잘해야 본전이고, 못하면 욕만 잔뜩 먹을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전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편인데, 주변에서 말리니 청개구리 마냥 더 하고 싶어지더라고요. 막이 오른지 일주일째인 지금 생각해보면 제 고집대로 하길 잘한 것 같아요. 아직 연기엔 만족할 순 없지만 어려운 도전을 했다는 자체로 스스로를 칭찬해주고 싶어요."
고교 시절 전공이자 오랜 꿈이었던 무대 연기이므로 더 많은 열정이 샘솟는다. 지난해 뮤지컬 데뷔작 '사랑은 비를 타고'에 출연했을 때와 비교하면 "학생에서 사회인이 된 것 같다"고 성장을 비유했다
# 멘사클럽 회원? 오해랍니다
가수 출신이라는 오해를 받곤 한다. 2002년 발매된 리믹스 음반의 보너스 트랙으로 수록된 댄스곡 '파라파라퀸'을 부른 적 있어서다. 그러나 음반만 냈을뿐 활동하진 않았다.
"저를 둘러싼 오해들이 많아요. 좋은 것도 있고 나쁜 것도 있죠. 가수라는 건 뮤지컬을 하는 입장에서 좋은 오해인 셈이죠. 멘사클럽 회원이란 소문도 있었는데 이 또한 좋은 오해죠. 하하하"
의외의 걸림돌은 춤이었다. 평소 춤을 좋아해 연습 전까지만 해도 자신만만했는데 좌절을 경험했다. "뮤지컬 무대에서의 춤은 일반 춤과 다르더라. 지금은 연습으로 처음보다 익숙해졌다"고 털어놨다.
# 내 반쪽 나타낼 때까지 일에 '올인'
극중 배역과 실제 모습이 비슷하다. 20대 초반 인도 여행 중 운명처럼 만나 사랑에 빠진 김종욱을 1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러도 잊지 못하는 여자다.
"'난 사랑할 자격이 없어요. 꿈 속에 살죠'라는 대사가 있어요. 말은 그렇게 해도 사실은 누군가가 다가와주길 바라는 마음이죠. 저 역시 마찬가지에요. 이상형은 존경할 수 있고 마음이 넓은 남자인데, 왜 그런 남자들은 없을까요? 요샌 친구 커플들을 보면 질투가 나요."
지금은 연애보다 일에 전력을 쏟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 뮤지컬을 끝내고 몇달간 쉬었더니 일 욕심이 잔뜩 늘었다. 유지태가 메가폰을 잡은 영화 '산세베리아' 촬영을 뮤지컬과 병행하고 있고, 다음달부터 또 새로운 작품을 시작한다. "체력 관리를 열심히 해 건강은 문제 없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사진/최현희(라운드테이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