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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배순탁의 사운드컬처 : 이제야 성인식 제대로 치른 박지윤

▲ 어깨 드러낸 박지윤



어느새 8번째 앨범이다. 1997년 데뷔했으니 햇수로도 15년차. 채 성인이 되지 못한 나이에 '성인식'을 부르던 박지윤은 더 이상 여기에 없다.

자신의 목소리를 잃어버린 녹음기 같은 신세에서 벗어나 잔잔하지만 확신에 찬 어조로 '자신'을 노래한다. 이건 그러니까, 내면의 울림으로 완성한 박지윤만의 사운드트랙이다.

그러나 그 경사가 완곡하면서도 부드러워 듣는 이들을 자연스럽게 자기 세계로 끌어들인다. 이른바 싱어 송라이터의 음악에서 기대하는 그 어떤 긍정적인 전형성이 바로 이 작품 '나무가 되는 법' 속에는 들어있다.

고백하건대, 2009년 발표한 '꽃, 다시 첫 번째'에서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 수 없었다. 과거 이미지와의 간극이 너무도 컸던 까닭이다. 다시 한번 고백하건대, 그건 그냥 판단착오였다. 뮤지션의 진심을 느끼지 못했던 부족함을 이 글을 빌려 통탄한다.

분명한 사실은 2009년보다 2012년의 뮤지션 박지윤이 월등히 뛰어나다는 점이다. 아티스트의 성장에 관하여 누군가 예를 들어달라고 묻는다면 당분간은 이 음반을 일순위로 거론할 생각이다.

첫 번째 트랙 '그땐'의 감동을 잊지 못한다. 1번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데, 이런 류의 음악을 보통 장르적으로는 모던 록이라고 한다. 은은하게 시작하다가 후반부에서 과하지 않게 몰아치는 속도감이 특별히 마음에 와 닿는다.

전체적으로 사운드를 부드럽게 조인 뒤에 풀 줄 아는 넓은 여운이 돋보인다. 이 앨범의 본진(本陣)이 완성되는 지점이다. 무엇보다 전작과 달리 곡간의 편차가 심하지 않다는 점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욕심을 부리지 않아서 가능한 결과였을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싱어 송라이터를 지향하지만,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주위의 도움으로 보충할 줄 아는 겸손함 덕에 도리어 앨범의 완성도는 상승했다.

디어클라우드의 용린, 메이트의 정준일, 노리플라이의 권순관 등 '감성 코드'를 공통분모로 삼은 동료들이 이번에도 조력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박지윤의 정갈한 송라이팅과 개성적인 보이스 톤이 주는 매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작업이었을 것이다.

낭만과 서정을 알리바이로 앞세우지 않는 대신, 삶을 어른스러운 담담함으로 노래할 줄 아는 박지윤의 현재가 음악만큼이나 눈부시다. 바르트의 표현을 빌려와 진정한 의미에서의 '자동사적 음악하기'다. /배순탁(음악평론가·MBC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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