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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향기] '시험관 고기' 육질은 괜찮은데...

소고기 1kg을 얻으려면 곡물이 12kg 이상 들어간다. 돼지고기는 6~7kg, 닭고기는 2~3kg로 좀 덜하지만 에너지 낭비인 건 마찬가지다. 게다가 이들이 내보내는 분뇨의 양도 상상을 초월한다. 또 소가 트림을 할 때 나오는 메탄은 지구온난화의 주역으로 지목받은 지 오래다.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의 마크 포스트 교수는 사람들이 고기 맛을 포기하지 않고도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한다.

그의 아이디어는 간단하다. 돼지나 소의 근육에서 줄기세포를 얻은 뒤 적절한 조건에서 배양해 고깃덩어리를 얻는다는 것이다. 줄기세포는 왕성한 세포분열 능력을 지녔으니 이론적으로 불가능할 게 없다. 그는 돼지에서 얻은 근위성세포(근육 성장과 재생에 관여하는 성체줄기세포)를 배양해 증식시켰다. 그 뒤 세포 덩어리를 틀에 고정시켜 전기충격을 줘 실제 근육 같은 조직을 만들도록 유도했다.

이처럼 세포를 배양하는 장치에서 얻은 고기를 '시험관 고기(in vitro meat)'라고 부른다.

물론 현재는 시험관 고기를 만드는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비싸다. 시험관 소고기로 햄버거 하나를 만들려면 33만 달러(약 3억 7000만 원)가 든다고 한다. 그럼에도 포스트 교수는 프로세스가 개선되고 대형화되면 승산이 있는 사업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시험관 고기는 어떤 맛일까. 수년 전 포스트 교수의 실험실을 찾은 러시아의 방송 저널리스트가 고기를 집어 먹는 돌발행동을 했다고 하는데, 먹어보고 나서 "육질은 괜찮은데 맛은 없네"라고 평가했다. 실제 시험관 고기는 노란빛이 도는 옅은 분홍색이라 보기에도 별로 먹음직스럽지 않다. 색이 옅은 이유는 혈관이 없는데다 근육에 있는 미오글로빈 단백질의 양도 적기 때문이다.

복제가축의 고기도 (시장에 나올 경우) 먹을까 말까 고민해야하는 마당에, 시험관 고기라니 너무 앞서 나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시험관 고기가 상용화 된다면 지금은 필요악인 사육과 도축, 역병이 돌아 가축 수십만 마리를 땅에 파묻어야 하는 곤혹스러움도 피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강석기 과학칼럼니스트

제공/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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