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한진해운 등을 거느리고 있는 한진그룹이 수입차 시장에 뛰어든다. LS, GS, 효성, 코오롱 등 재계 주요 그룹이 이미 수입차 딜러로 활약하고 있어 수입차 판매 시장은 재벌의 또 다른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조중훈 한진 창업주의 조카인 조현호 씨는 지난 9일 미쓰비시자동차를 국내에 독점 판매하는 회사 CXC를 공개했다. 조 씨의 아버지는 조중훈 창업주의 동생인 조중식 전 한진건설 회장이다. CXC는 16일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식을 열고 콤팩트 크로스오버'RVR'과 픽업 트럭 'L200' 등 신차 2종을 공개한다. 또 세단 '랜서', 295마력의 스포츠 세단 '랜서 에볼루션', 도심형 크로스오버 '아웃랜더', 오프로더 '파제로' 등 2012년형 모델을 강남과 여의도의 미쓰비시자동차 전시장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CXC는 자동차 종합 쇼핑몰을 구상 중이다. 자동차 관련 금융, 보험, 정비, 렌터카 서비스는 물론이고 미쓰비시 외 다른 수입차 브랜드도 함께 판매할 계획이다. 푸조, 크라이슬러, 캐딜락, 시트로앵 등이 유력하며 경기 성남 분당에 수입차 아웃렛 매장인 'C 스퀘어'를 운영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CXC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조 씨가 범 한진가의 멤버이기 때문에 한진그룹이 이번 미쓰비시자동차 판매에 관련이 있느냐 없느냐에 시선이 모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진이 CXC에 지분을 투자하는 등의 이해관계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CXC 관계자는 "조현호 CXC 대표가 한진그룹 일원인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이번 사업은 한진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지분 참여 등 그 어떤 협력관계도 없다"고 강조했다.
CXC의 전망은 일단 긍정적이다. 이전 미쓰비시 판매업체인 MMSK는 모기업인 대우자판의 부도로 와해되는 아픔을 겪었다. 제품이나 서비스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닌 만큼 마케팅, 네트워크 지원만 잘 되면 성공적으로 안착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CXC의 또 다른 관계자는 "미쓰비시의 글로벌 모델인 랜서와 RVR로 안정적인 토대를 마련한 다음 다양한 수입차를 원스탑으로 살 수 있게 하는 자동차 마트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소비자의 발품을 줄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