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15일 오전 0시부터 공식 발효된다. 2007년 4월 FTA 협상이 타결되고 4년10개월 만이다. 한국과 미국이 사실상 하나의 시장으로 묶이는 이번 FTA가 우리 경제를 어떻게 바꿀까. 무역 장벽이 없어지면 물건값도 내려갈까. 어떤 산업이 웃고 울게 될 지도 관심사다. /편집자주
FTA는 말 그대로 세금 등의 장벽이 없는 자유무역시장을 목표로 한다.
지방에서 만든 물건을 서울에서 팔 때 별도의 세금을 물리지 않는 것처럼 미국에서 만든 상품을 한국에서 팔 때 관세를 매기지 않는 것이다. 물론 관세는 상품에 따라 단계적으로 없어진다.
섬유와 농산물을 뺀 즉시 철폐 품목은 우리나라가 7218개(85.6%), 미국이 61768개(87.6%)에 달한다. 승용차는 FTA 발효 4년 후 철폐된다. 미국은 현 관세 2.5%를 즉각 없애고, 한국은 관세를 8%에서 4%로 내리고서 4년 후 완전히 철폐한다.
농업 분야에서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없거나 이미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품목은 관세가 즉시 철폐된다. 품목 수 기준으로 37.9%, 수입액 기준으로 55.8%가 발효 즉시 없어진다. 쌀과 쌀 관련 제품은 FTA 협상에서 완전히 제외됐다.
오렌지(수확기), 식용대두, 식용감자, 분유, 천연 꿀 등 국내외 가격 차가 크거나 관세율이 높아 관세 철폐 시 심각한 영향이 우려되는 품목은 현 관세를 유지하고 일정 물량의 수입쿼터를 제공하기로 했다.
우리 측의 민감 품목인 쇠고기는 15년, 돼지고기는 10년에 걸쳐 관세가 단계적으로 없앤다. 우리나라는 쇠고기, 돼지고기를 포함해 30개 품목에 대해 수입 물량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급증하면 세이프가드를 발동해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수 있다.
미국은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23%를 차지하는 거대시장이다. 미국과의 FTA는 침체에 빠진 한국 경제가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는 도약대가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10개 연구기관은 지난해 8월 한·미 FTA로 우리나라는 발효 후 10년간 국내총생산(GDP)이 5.7% 증가하고 일자리 35만개가 만들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FTA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크다. 시장 규모나 자본력 등에서 월등한 미국 경제에 한국 경제가 종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