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보육 실시를 앞두고 가정 어린이집이 대폭 늘어났지만 국공립 시설 증가는 소폭에 그쳐 부모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육 환경과 시설이 좋은 국공립이나 직장인들이 편히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직장 내 어린이집 신설은 미미하고, 무상보육 '대목'을 앞두고 설립이 비교적 쉬운 가정 어린이집만 급격하게 늘어난 셈이다.

1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1일 현재 전국 어린이집은 4만334개로 지난해 말 3만9842개에 비해 492개가 늘었다. 신설된 어린이집을 종류별로 보면 가정 어린이집이 327개로 전체의 66.4%를 차지했다. 또 민간 어린이집도 111개가 늘었다. 반면 신설된 국공립 어린이집은 35개로 가정 어린이집의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하며, 직장 어린이집과 대안 어린이집 격인 부모 협동 어린이집은 각각 21개와 7개가 늘어나는데 그쳤다.

가정 어린이집을 중심으로 보육시설이 대폭 늘어나고 등록 아동 수가 2만4551명 줄어들면서 통계상 어린이집의 정원 대비 실제 수용인원 비율은 줄어들었다. 그러나 민간 및 가정 어린이집에 비해 보육 여건이 우수하다는 국공립 어린이집 증가분은 여전히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수도권에서 국공립 시설에 대한 선호 현상이 뚜렷해 수백명에서 많게는 수천명까지 대기 순번이 생긴다는 지적이다.

정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보육정책 관계자는 "현 상황을 보면 지방은 여유가 있지만 서울 등 수도권 일부에서 쏠림현상이 나타나는 등 지역에 따라 상황이 판이하다"며 "무상보육이 시작된 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장윤희기자 uniq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