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야구팬들의 흥분을 자아내는 홈런이 터졌다.
삼성 이승엽은 17일 LG와의 잠실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130m짜리 우중월 2점 아치를 그렸다. 다음날 한화 김태균이 청주구장에서 LG를 상대로 좌월 3점 홈런을 날렸다. 두 선수 모두 일본에서 돌아온 국가대표 4번 타자들이다.
국민타자라는 직함을 갖고 있는 이승엽은 8년간의 일본 생활을 마치고 친정에 복귀했다. 오키나와 캠프 실전에서는 이렇다할 타격을 못했지만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특유의 홈런포를 날렸다.
김태균은 지바 롯데와 2년간의 짧은 인연을 스스로 마감하고 돌아왔다. 부상 때문에 8개월 넘게 실전 경험이 없었다. 오키나와 캠프 막판에야 경기에 출전하면서 타격감을 조율했다. 그 역시 존재감 있는 홈런포로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두 선수는 각각 숙제를 안고 있다. 일본에서 평생 먹고 살만큼 돈을 모았지만, 기대 만큼의 활약은 못했다.
복귀할 때도 후한 대접을 받고 돌아왔다. 기존의 국내 선수들에게는 상대적인 박탈감을 줬다. 때문에 활약에 대한 부담감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전력의 키플레이어들이다. 이들의 활약에 팀의 운영이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이승엽은 부족한 장타력을 보강해 삼성의 2연패를 안겨줄 마지막 퍼즐로 기대 받고 있다.
김태균은 무너진 한화 재건의 기수이다. 간판타자답게 소속팀에게 희망을 안겨준 홈런을 터뜨렸다.
벌써부터 홈런왕 경쟁까지 예고했다. 지난해 홈런왕 최형우도 18일 경기에서 솔로홈런을 날렸다. KIA 김상현 등과 함께 치열한 홈런왕 경쟁을 벌인다면 팬들에게는 매력적인 흥행 요소이다. 지난 주말 시범경기 2연전에는 역대 시범경기 사상 가장 많은 10만 명이 넘는 팬들이 몰려들었다.
물론 아직은 두 타자의 활약을 장담하기는 이르다. 상대의 견제가 느슨할 수 밖에 없는 시범경기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야구에 목마른 팬들 앞에서 돌아온 4번타자들의 홈런쇼는 프로야구 흥행을 알리는 예고탄임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듯 하다. /OSEN 야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