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이정희, 심상정, 천호선, 인재근 등 확정
여권은 선대위 체제 전환 분열 봉합 잰걸음
야권연대 vs 보수 결집.
4·11 총선 20여일을 앞두고 격전 밑그림이 이렇게 완성됐다. 정권 심판론을 앞세운 야권은 단일화 경선과 내부 교통정리를 끝내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한 상태다.
반면 여권은 분열조짐 때문에 다소 침체된 분위기이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제주 해군기지 건설 등을 둘러싼 야당의 '말바꾸기'를 집중 부각시키며 보수층을 결집시킬 복안이다.
야권연대를 이룬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19일 69개 선거구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단일화 경선에서 승리한 지역은 민주당이 57곳 통합진보당이 11곳이다. 지역 내에서 자체 단일화를 이룬 경남 거제에서는 진보신당 김한주 예비후보가 단일후보로 선출됐다.
민주당이 각별하게 관심을 기울인 고 김근태 상임고문의 부인 인재근(서울 도봉갑) 후보는 참여정부 홍보수석 출신 이백만 후보를 눌렀다. 이언주(경기 광명을) 변호사, 이학영(경기 군포시) 전 YMCA 사무처장, 임지아(서울 서초을) 변호사도 후보자로 확정됐다.
통합진보당은 수도권 '간판스타'들을 앞세워 화려한 복귀전을 갖는다.
이정희(서울 관악을)·심상정(경기 고양 덕양갑) 공동대표가 본선행 티켓을 거머줬다. 이들은 각각 민주당 현직 의원인 김희철 의원과 박준 예비후보를 물리치고 승리했다.
야권은 범야권 지지층을 총결집, '단일화 바람'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날 공천 결과를 발표했던 새누리당은 이날 국회에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주재로 회의를 열어 비대위에서 선대위 체제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새누리당은 현역 물갈이 폭이 역대 최대인 41%에 달했다. 특히 서울지역에서는 절반 가량의 현역 의원들이 쓴잔을 받았다. 이 같은 지표에도 불구하고 계파간 공천권 갈등 여진은 여전히 잠재해 있다. 특히 유정현, 유승민 의원 등 탈당, 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어 난감한 상태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한·미FTA, 제주 해군기지 건설 등과 관련 민주당의 '말바꾸기'를 비판하고, 친노심판론을 내세워 야권의 정권심판론을 무력화하면 충분히 승부를 되돌릴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여야의 공천결과가 발표되면서 곳곳에서 빅매치도 열린다.
민주당 대권후보로 꼽히는 정세균(서울 종로)은 새누리당 공천을 받은 홍사덕 의원과 진검승부를 벌이게 된다. 민주당 정동영(서울 강남을) 의원도 새누리당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과 한미FTA 빅매치를 치를 예정이다.
통합진보당 천호선(은평을) 공동대변인은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과 대결을 펼치게 됐다. 통합진보당 노회찬 공동대변인은 새누리당 허준영 전 코레일 사장을 상대로 국회 복귀전을 치른다.
이번 공천 결과가 많은 화제를 뿌리고 있지만 참신성 면에서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공천명단 10명중 4명을 전·현직의원들이 차지해 '돌려막기'에 지나지 않았다는 비판까지 쏟아지고 있다. 여야 모두 소수층을 배려한다며 강조해왔던 여성과 청년비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홍성걸 국민대 교수는 "여야 공천 모두 당초 약속했던 쇄신과 거리가 멀다"면서 "다른 지역에 공천을 신청했던 후보들을 대거 돌려막기 배치한 것은 정당정치, 책임정치 측면에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배동호·김유리기자 eleven@metroseoul.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