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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연극 '목란언니' 이리 살면 소가 웃습네다!



두산아트센터에서 '경계인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로 공연 중인 '목란언니'는 북한과 남한의 경계에 살고 있는 탈북자 조목란(정운선)의 삶을 통해 가치를 상실하고 붕괴 직전인 한국 사회를 보여준다.

조목란은 자신도 모르게 밀수 사건에 연루돼 남한으로 도망친 탈북자다. 부모의 탈북을 시도하다 브로커에게 사기 당해 정착금을 날리고, 다시 북한으로 되돌아 가려고 한다.

남한의 실상은 룸살롱 사장 조대자(황연희) 가족들의 삶을 통해 만화경처럼 펼쳐진다.

첫째 아들 역사학자 허태산은 첫사랑의 변심으로 우울증에 빠졌고, 둘째 아들 철학교수 허태강은 인문학을 경시하는 풍조로 철학과가 통폐합되면서 실직한다. 소설가를 지망하던 허태양은 시나리오 작가로 나선다.

아코디언 연주자 조목란이 허태산의 간병인으로 조대자 가족들과 엮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주된 스토리지만, 언뜻언뜻 내비치는 현실의 어두운 파편들이 사회적 발언을 대신한다.

자서전을 소설처럼 써달라는 의뢰인, 연예인 소개 영상에 스쳐 나왔다는 이유로 베스트셀러가 된 책, 점수를 보고 들어온 철학과 학생들, 사고파는 교수직 등 신문 사회 면에서 한번쯤 들어봤을 이야기가 탈북자 이야기 속에 이물감 없이 맞물려 진행된다.

조목란과 조대자 가족 사이에 벌어지는 비극이 가치를 무시하고 물질을 숭배한 우리 사회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콜라주처럼 덧칠해지는 현실의 병폐가 어색하지 않다. 김은성 작가의 대사는 위트와 유머 넘치는 언어로 현실을 경쾌하게 풍자한다.

전인철 연출가는 시나리오 작업을 극화하는 등 쇼적인 연출을 추구하고 두 개의 무대를 별도로 진행시켜, 사면이 열린 무대에서 순간적인 공간 전환과 다른 공간과의 병치를 자연스럽게 이뤘다. 이같은 연출은 스피드 있게 전환하고, 현실을 만화경처럼 보여주는 데 무척 효과적이었다.

조목란과 조대자 가족은 서로를 이용해 서로의 목적을 달성하는 듯했다. 조목란은 북한으로 돌아갈 자금을 얻고, 조태산은 우울증을 회복했으며, 조태양은 목란의 할머니 이야기를 시나리오로 옮겨 상을 탄다.

모두가 원하는 것을 가질 찰나, 조대자 가족을 속이고 이용하려 했던 목란과 그 반대였던 조대자 가족은 불행으로 치닫게 된다. 유쾌한 톤으로 던지는 화살이 여전히 아픈 것은 그것이 현실의 이면을 무섭도록 솔직히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달 7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박병성 '더 뮤지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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