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가 낳은 차세대 터프가이 샘 워싱턴은 요즘 할리우드에서 가장 바쁜 배우들 가운데 한 명이다. 지난달 '맨 온 렛지'에 이어 29일 공개될 '타이탄의 분노'까지 올해만 벌써 개봉작이 두 편이다. 2010년 '아바타'와 '터미네이터 : 미래 전쟁의 시작'으로 혜성처럼 나타난 그는 "영리한 관객들을 위해 아낌없이 몸을 내던졌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장담했다.
- 1편 '타이탄'과 '타이탄의 분노'의 차이점은?
전체적인 톤은 비슷하지만 괴물들이 더 거대해졌고 액션의 스케일 역시 더욱 규모감있게 바뀌었다. 전편에서 내 자신에게 실망하거나 아쉬웠던 부분들은 이번에 모두 보완하거나 수정해서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으므로 감사한다.
- 캐릭터는 어떻게 달라졌는지 궁금하다.
내가 연기한 페르세우스는 보다 성숙해졌고 아들이 생기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 또한 달라졌다. 더 이상 세상이 변하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올림포스신족의 왕이자 아버지인 제우스(리암 니슨)에 대한 의무감은 떨쳐버리지 못했다.
아들을 남겨두고 아버지를 도우러 전쟁에 다시 나설 것인가, 아니면 아버지를 방관한 채 아들과 조용히 살 것인가 중에 무엇이 옳은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삶의 기로에 서게 된다.
- 대역 없는 액션 연기의 비결은?
관객들이 내가 직접 액션을 연기하는 것을 보길 원한다. 또 배우와 스턴트맨의 연기를 본능적으로 구분한다. 나 또한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길 원하기 때문에 다치지 않는 선에서 스스로 절벽에서의 낙하와 다이빙 등 액션 연기를 소화해내려고 노력했다. 베테랑 스턴트 코디네이터인 폴 제닝스는 날 보고 "액션 연기의 재능을 타고 난 것같다"고 말했는데 과찬이다. 그저 열심히 했을 따름이다.
- 촬영장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괴물을 상대로 연기하는 게 힘들 것같다.
어린 아이들이 괴물과 싸우는 척을 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여기면 된다. 하하하. 그 상황에 완벽히 몰입하면 관객들도 공감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연기한다.
- 조너단 리브스먼('월드 인베이젼') 감독과 새로 호흡을 맞췄다.
전편에 대해 (조악한 3D 변환 등과 같은) 안 좋은 평가들도 있었던 게 사실이었으므로, 이번엔 그것들을 바로잡는 게 중요했다. 리브스먼 감독은 리들리 스콧 감독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아 사실적인 표현을 중시했다. 한 마디로 천재다. 자신만의 스타일과 강점을 더해 완성도를 높였다.
- 1976년생으로 다소 늦은 나이인 30대 중반에 스타가 됐다.
20대에는 폭풍의 시기를 보냈던 것 같다. 이젠 세상과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심리적 방황기를 벗어나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됐다.혼란스러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20대 후배들에게 조언하자면, 시간이 흐를수록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을 지켜보면 된다.
- 할리우드 톱스타란 위치가 마냥 편하진 않을 것같다.
이 곳에서 유명한 배우들이라면 모두 가족으로부터 쫓겨날 위기에 처해있을 거다. 하하하. 몇 개월씩 지구를 구하기 위해 혹은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집을 떠나있지 않나? 전작의 캐릭터에서 빠져 나와 온전한 나를 찾는 작업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이 직업이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쉴 때는 요리와 잠, TV 시청으로 소일한다. 여자친구의 조건으로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이면 좋겠다. (화려한 명성에 끌려) 나를 선택하는 사람이라면 사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