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의 반격'이 시작됐다.
카카오톡이 글로벌 SNS '페이스북' 타도에 나섰다. 궁극적으로는 국내 넘버원 포털 네이버까지 넘어서겠다는 야심을 내비치고 있다.
26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서비스하는 카카오에 따르면 23일 내놓은 자체 SNS '카카오스토리'의 가입자가 4일 만에 800만명을 돌파했다. 페이스북 국내 가입자가 약 600만명임을 감안하면 벌써 SNS 1위 브랜드에 오른 셈이다.
카카오스토리는 한마디로 페이스북과 싸이월드의 기능을 단순화한 '심플 SNS'라고 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별도의 필터를 통해 포장한 다음 포스팅하면 친구들이 댓글을 달면서 소통하는 방식이다.
기능이 많고 사용자환경이 다소 복잡한 페이스북과 달리 '찍고, 올리면, 단다' 세 스텝만으로 모든 커뮤니케이션이 끝난다.
최근 유행하는 사진 보정 앱이 사용자가 찍은 사진을 준 프로급으로 고쳐주는 것과 달리 카카오스토리는 5가지 방식으로 사진의 톤을 바꾸고, 사진을 자르는 것 외에는 별도 꾸미기 작업이 없다. 카카오스토리에 가입하는 50대 이상 중장년층이 늘고 있는 이유다.
카카오스토리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하는 SNS라는 점에서 향후 파급효과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2일 현재 카톡 가입자수는 4200만명이고. 하루 1회 이상 사용하는 이용자는 자그마치 2000만 명이다. 단순 계산으로 국민 대다수가 가입했고 절반이 매일 쓰고 있다는 얘기다.
페이스북의 영향력이 부쩍 커진 최근 이미 유저 규모에서 이를 추월한 카카오스토리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카카오는 페이스북과 함께 네이버도 겨냥하고 있다. 상반기 중 게임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며 지난해 구축한 '플러스 친구'에 언론사를 추가해 뉴스 콘텐츠를 전달할 계획이다.
현재 각종 온라인게임과 보드게임을 서비스하는 한게임, 뉴스 포털 역할은 물론 오픈마켓 서비스까지 하고 있는 네이버를 양축으로 하는 NHN과 매우 비슷한 그림이다.
네이버가 "정보 전달보다는 돈과 연결되는 광고만 보여준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사실상 전 국민의 지지를 등에 업은, 아직까지 상업적인 냄새가 심하지 않은 카카오가 대안이 될 가능성은 적지 않다.
한 포털업체 관계자는 "그간 마땅한 수익 모델이 없었던 카카오가 인터넷 산업의 교과서라 할 수 있는 NHN에서 가야할 길을 찾은 듯 하다.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김범수 NHN 공동창업주 겸 전 대표였다는 점에서 카카오가 NHN을 능가하는 새 브랜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성훈기자 zen@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