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가 이렇게 극단으로 엇갈리는 경우도 드물 것이다. 마돈나의 새 앨범 'MDNA'에 대한 얘기다.
일례로 음악 전문지 롤링 스톤은 "커리어 최초로 상실과 슬픔을 노래한 주목할 만한 작품"이라는 평가와 함께 별 3개 반을 부여했다. 빌보드 역시 마찬가지. "그는 여전히 팝의 여왕"이라는 찬사와 함께 트랙별로 리뷰를 게재하며 경외를 보냈다.
그러나 인디 쪽 매체로 들어가보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인디의 롤링 스톤'이라 불리는 피치포크미디어의 경우가 대표적. "마돈나가 노린 실험들은 따분하고 심심할 뿐"이라는 혹평과 더불어 10점 만점에 고작 4.5점을 줬다.
음악이라는 느낌의 층위에서 대체로 우리는 서로에게 타자(他者)라지만, 이런 괴리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 것인가. 평론가로서의 고민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관점의 차이일 것이다. 냉정하게 접근하면 'MDNA'는 즐길만한 요소들이 분명히 존재하는 작품이다. 첫 곡 '걸 곤 와일드'는 그 중에서도 발군이다.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기반으로 박진감 넘치는 전개를 들려주며 특유의 감각이 아직도 펄펄하게 살아있음을 명증한다.
이 곡은 심지어 피치포크미디어도 호평했다. "본작의 유일한 골키퍼로 브리트니 스피어스, 케샤 등과 아직 경쟁할 수 있음을 대변한다"라는 코멘트와 함께 말이다.
최근 트렌드를 이루고 있는 덥스텝을 시도한 '갱 뱅'의 성취도 주목할 만하다. 덥스텝은 극단적인 초저음 베이스를 강조하는 장르다.
이밖에 치어리더 컨셉트로 슈퍼볼에서 공연했던 첫 싱글 '기브 미 올 유어 러빙',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수상한 발라드 '마스터피스' 등의 곡들 앞에서는 그 누구라도 시비를 걸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958년생으로 쉰이 넘은 나이임에도 음악적으로 젊은 나이테를 유지하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이 돋보이는 까닭이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댄 브라운은 '천사와 악마'에서 마돈나를 "이름으로만 불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의 예로 꼽았다. 롤링 스톤으로부터 '더 뮤직 우먼'이라는 찬사를 받은 일화 역시 막강한 존재감을 단적으로 드러내준다.
그러니까 "너무도 유명해져 버렸다"는 점에서 키 포인트를 끌어내야 한다. 인디의 시선으로 보기에 이번 음반은 초유명 프로듀서를 고용해 완성한, 여왕폐하의 부자 놀음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부분 역시 존재한다. 피치포크미디어가 내린 결론처럼 "(이 작품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언제든 존중 받아야 마땅하다"는 점이다. 이것이 바로 거장에 대한 우대, 우리 가요계에서는 도대체가 찾아볼 수 없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배순탁(음악평론가·MBC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