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레이디 가가를 싫어한다.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미국 캔자스주 웨스트보로 침례교회의 프레드 펠프스 목사가 2009년에 했던 발언이다.
펠프스 목사는 미국에서 꽤 유명한 반 동성애 운동가로, 미국인들은 가십성 기사에 종종 등장하는 그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보다는 그냥 웃어넘기는 정도로 여긴다.
펠프스 목사로부터 동성애를 선동하는 사탄으로 지목받았던 레이디 가가가 27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아시아 투어의 일환으로 두 번째 내한 무대를 마련한다.
공연을 앞두고 한국에서도 일부 개신교 단체와 신도들이 레이디 가가의 이번 공연을 반대하고 있는 모양이다. 각종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을 통해 '레이디 가가 내한공연 반대 기도문'이라는 글이 퍼지고 있다.
또 개신교 단체 중 하나인 '한국교회언론회'는 '레이디 가가의 한국 공연과 문제점'이라는 논평에서 "레이디 가가는 공연중 기독교를 비하하고 기독교인을 조소하는가 하면 객석을 향해 함께 지옥으로 가자고 권한다"며 "많은 젊은이들이 동성애와 음란 문화에 물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내한을 반대하는 것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나름의 종교적 활동일 수 있고, 남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의견을 피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논쟁을 통해 걸러지거나 정리되면 그뿐이다.
그러나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이 공연을 '만18세 이상 관람가'로 분류한 것은 생뚱맞아 보인다.
주관사인 현대카드 측에 따르자면, 영등위가 지적한 사항은 "노래와 공연의 선정성"이다. 그런데 2009년 첫 내한 당시에는 중학생 이상이라면 누구나 볼 수 있는 '무해한 공연' 등급을 부여하고, 3년만에 태도를 바꿔 '유해' 딱지를 붙인 이유를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일부 개신교 단체와 신도들의 반대가 거세지자 영등위가 그것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유추가 이어진다.
영등위가 레이디 가가의 최신 히트곡이자 이번 아시아 투어의 제목이기도 한 '본 디스 웨이'를 들어봤는지 모르겠다. "인종과 국적, 성적 취향에 상관없이 너 자신을 사랑해봐.난 옳은 길로 가고 있으며 용기있게 살 것"이란 내용의 노랫말을 음미해보길 바란다./문정 (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