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2500만 명 시대를 이끌고 있는 스마트폰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온 4·11 총선에서 새로운 풍속도를 만들어내고 있다.
선거 벽보나 팸플릿 등 종이 홍보물을 이용하지 않고도 스마트폰만 클릭하면 후보자들의 정책·경력·학력·재산은 물론 주요 발언, 인맥 등 시시콜콜한 것까지 '신상털기' 수준으로 알려준다.
유세 현장도 트위터 등에 실시간으로 중계되고 후보자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응도 즉시 확인할 수 있다. 정가에서는 "스마트폰심(心)이 총선 승패를 가른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돌 정도다.
실제 이번 총선 이슈 대부분은 스마트폰으로 들을 수 있는 팟캐스트 방송에서 만들어내고 있다. 총선정국을 격랑 속으로 몰아넣은 '불법사찰 파문'도 '리셋 KBS 뉴스9' '뉴스타파' '이슈 털어주는 남자' '나는 꼼수다' 등 진보진영의 팟캐스트 방송들을 통해 처음 전해졌다.
특히 '나꼼수'는 지난 3일 방송에서 천안함 모의시험 데이터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혀 또 한번 총선을 앞두고 대형 '폭탄'을 터뜨렸다. 이에 맞서 보수진영은 '저격수다'와 같은 팟캐스트로 유저의 표심을 공략중이다.
선거를 테마로 한 애플리케이션도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의 경우 선거를 키워드로 검색하면 '선거길잡이' '선택 2012' '411 총선앱' '선택 411' '대한민국 선거' 등 관련 앱만 해도 10개가 넘는다. 이들 앱은 후보자의 신상, 공약 등 기본 정보는 물론 최근 했던 말, 경쟁 후보와의 공약 비교, 현재 지지율 등 유권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이터도 제공한다.
특히 '대통령 월드컵-대국민 인기투표' 앱이 인기다. 이 앱은 박근혜 새누리당 선대위 위원장,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 대표 등 대선 유력 주자는 물론 반기문 UN사무총장 등 32명이 가상 토너먼트 대결을 하는 방식이다.
스마트폰은 고성만 난무하던 유세장의 모습도 스마트하게 변신시키고 있다. 자신의 기호와 이름이 들어오는 LED 자켓을 입고 선거전을 벌이는 후보가 있는 가하면 아이돌 콘서트 장처럼 스마트폰에 지지하는 후보에 대한 응원문구를 적은 시민들도 눈에 띈다. 유세장에 직접 가지 못하는 시민들을 위해 아프리카TV 등에서 제공하는 실시간 모바일 방송에도 유권자들의 클릭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이 불거지면서 진보와 보수 양측의 지지층이 급속히 결집하고 있어 이번 총선 승패는 결국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투표율에서 갈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지난해 10·26 재·보궐 서울시장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이 압승한 것처럼 진보진영에게만 유리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윤희웅 한국사회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스마트폰을 통해 선거 관련 정책이나 후보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기 쉬워지는 만큼 선거에 대한 젊은층의 관심도가 높아져 결국 투표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보수 진영의 트위터러가 최근 많이 늘어나고 있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