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쇼윈도 부부'들의 연이은 파경에는 어떤 속사정이 숨겨져 있을까.
지난달 김보연 - 전노민 부부와 농구스타 서장훈 - 오정연 KBS 아나운서 부부에 이어, 이달 들어 개그우먼 조혜련과 류시원이 잇따라 결별과 결별 위기를 알린 이유를 둘러싸고 팬들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이들 커플은 같이 혹은 따로 수 차례 방송에 나와 남다른 금실을 과시했던 터라 연예계 안팎의 관심은 뜨거울 수밖에 없다.
김보연 - 전노민 부부는 전노민의 막걸리 사업 실패로 인한 갈등이 주 원인으로 알려졌다. 서장훈과 오정연, 조혜련은 극복할 수 없는 성격 차이를 이유로 내세웠다.
그러나 이같은 사유들은 모두 표면적일 뿐, 직업적 특성으로 인한 갈등의 진짜 불씨는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다는 게 연예계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대중의 시선을 의식해야만 하는 부부 관계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유명인이므로 일정 부분 이상 내밀한 사생활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쇼윈도의 마네킨처럼 언제나 미소지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예계 커플들을 정신적으로 괴롭힌다는 것이다.
30년 가까이 단란한 가정을 꾸려오고 있는 한 중견 남성 연기자는 "부부 사이가 날이면 날마다 좋을 수 없다는 것은 결혼해 보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아내와 싸운 다음날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카메라 앞에서 행복한 척하려면 죽을 맛"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배우자를 비롯한 가족의 매체 노출 횟수를 조금은 줄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면서 "연예인의 일과 사생활을 분리해서 바라볼 줄 아는 대중의 시선 변화도 아쉽다"고 주문했다.
KBS1 '아침마당'에 출연중인 김병후 신경정신과 전문의는 "연예인 부부는 화려해 보이는 겉모습탓에 갈등 해소에 충실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잘 싸우는 게 잘 사는 것'이란 말처럼 갈등이 생길 때마다 바로 해소하는 노력이 일반인들보다 더 필요하다"고 조언했다./조성준기자 wh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