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y 캣우먼!
27세 여성 직장인입니다. 지금 일을 시작한지 얼마 안 가 마음의 병이 들어 정신과상담을 받고 있는데요, 전 스스로에 대해 자신감이나 확신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뭐든지 시작하는 것은 쉬우나 어느 순간 남의 눈치를 보고 남보다 잘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들어 재미도 줄고 자신감도 사라집니다. 그리고 점점 이 자리가 내 자리인가 고민하지요. 또한 스스로가 세상을 보는 시각도 너무 부족하다는 자괴감에 빠지고, 지금까지의 삶은 매니저 엄마와 얼마간의 운 때문에 얻은 것 같아요. 남들은 너무나 확신에 차서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것 같은데 전 내실 없는 빈 깡통 같아요. 제가 너무 스스로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엄격한가요? 아님 욕심이나 응석이 많은 건가요? (불확실성)
Hey 불확실성!
겉으로는 씩씩하고 모범적으로 보이지만 '내실 없는 빈 깡통 같은 인생'을 걸었다고 확신한다면 그간 다른 누군가, 가령 매니저 엄마의 욕망을 위해 살지 않았나 싶어. 그게 이제 조용하게 폭발하며 제 자리를 잡아 가는 거지. 원래 모범적인 사람일수록 '타인을 기쁘게 하고 싶은 욕망'에서 벗어나기 힘든 데 그러면서도 그 패턴을 깨기가 힘든 것은 적어도 그 패턴에 잘 적응해서 순응을 하고 있을 때 주변 사람들은 내게 박수를 쳐줬거든? 그런데 이제는 여러 절차와 관문을 지나 주변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덜 관여하니까 내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단순한 방법이 없어져서 패닉상태에 빠진 것 같아. 첫 직장생활이 엄밀하게 말하면 첫 독립이 된 건데 이런 혼란은 언제라도 겪어내야 했던 것. 현재의 자학이나 자기연민은 그간의 '타의적 삶을 살아가는 습성'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며 '자율'에 적응하려는 능동적인 몸부림이라고 봐. 그간에는 이런 문제의식을 갖는 것 자체를 막아놓았으니 지금 다 터져 나오는 거라고! 보호막 없이 나 홀로 서게 되니까 더더욱 남 눈치 보고 욕심 생기고 자괴감 빠지고 내 자리가 여기 맞는지 더 치열하게 고민하는 거야! (캣우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