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바닷물에 쓸린 산호가루가 빚어낸 에머랄드빛 바다는 평화롭게 찰랑이고 있었다.
'일본 최고의 휴양지'란 수식어가 붙은 일본 최남단 오키나와섬은 반갑게 여행객을 맞아줬다.
투명한 바다에는 손바닥만한 물고기들이 손에 잡힐 듯 돌아다니고, 발바닥을 간지럽히는 모래는 온통 별모양이다.
새하얀 해변에는 별모래를 처음 보는 아이들의 환호성이 울려퍼진다.
'별모래해안'과 '에코투어'로 유명한 이리오모테섬은 오키나와에서도 500km가량 더 떨어져 있는 아열대성 기후지역으로 열대어류와 해양생물 등이 잘 보존돼 있다.
섬의 중앙을 가로지르는 나카마강은 평균 수온이 25도 정도로 이 곳에서 놀거리가 다양하다.
강의 상류에서는 카누와 함께 정글 트래킹이, 하류에서는 아시아에서 손꼽히는 맹그로브 군락지를 구경하는 투어가 인기다. 맹그로브는 열매를 키워서 바다에 떨어뜨리거나 어느 정도 자라면 스스로 잘라버리는 번식방법을 가진 태생식물로, 수면위부터 늘어뜨린 뿌리를 통해 산소호흡을 한다.
강으로 흘러온 퇴적물들을 뿌리 부근에 쌓이게 해서 갯벌을 늘려 나가고, 물 아래 내려진 뿌리들은 파도까지 막아 쓰나미의 피해도 줄여준다고 하니 이곳의 보석 같은 존재다.
◆달콤한 이시가키 소고기
여행의 또 다른 묘미, 지역 음식을 맛보는 일을 빼놓을 수 없다.
이시가키에는 쇠고기가 유명하다. 섬주민보다 소가 더 많다고 한다. 회든 고기든 원래의 맛을 맛보려면 소스 없이 먹어봐야 하기에 잘 구워진 소고기를 그냥 입에 넣고 지긋이 눈을 감아본다.
눈이 번쩍 뜨였다. 아무것도 찍지 않았는데 혀끝에서 목구멍을 넘어가는 고기는 달콤하고 고소한데다 신선한 맛까지 감돈다.
함께 나온 달달한 김치도 색다른 맛이었지만 소고기 맛은 정말 일품이다.
◆바다가 아름다운 미야코섬
오키나와에서 바다가 가장 아름답다는 미야코섬. 그중에서도 가장 아름답다는 스나야마 비치에 들렀다.
버스에서 내려 모래로 다져진 좁은 산길을 걸어 올라가며 언덕 넘어 멋진 바다를 그려봤다. 상상만으로 마음이 들뜬다.
언덕을 거의 오르니 사람들의 탄성이 들리기 시작한다. 바람을 맞으며 내려다본 작은 해안에는 맑은 바다가 눈부시게 반짝이고 있었다. 생각보다 훨씬 아담하고 예쁜 해변이다. 수영복을 입은 꼬마 둘이 한달음에 해안의 끝에서 끝까지 뛰어다닌다.
미야코섬 북부의 스나야마 비치가 작은 해변의 아름다움을 보여줬다면, 미야코섬의 동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히가시헨나자키의 풍광은 장엄함 그 자체다.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보여주듯 둥그런 수평선이 시선을 압도한다.
등대까지 길게 이어진 해안선 끝에는 바다를 바라보며 차라도 한 잔하라는 듯이 돌탁자가 놓여있다. 그 탁자에 앉아서 바라본 바닷속은 푸른 빛이 나는 모든 색을 섞어놓은 듯 신비로운 빛으로 오묘하게 일렁이고 있었다.
이 바닷속 어딘가에 살고 있었을까. 오키나와의 북부에 있는 츄라우미 수족관에 가면 물고기 중에서는 지구상에서 가장 크다는 고래상어를 볼 수 있다.
폭 22.5m 높이 8.2m의 대형 수조를 갖춘 이곳에서는 고래상어와 만타가오리 외에도 오키나와 근해에 사는 만여 종의 신비한 바다생물 대부분을 만날 수 있다. 오키나와의 매력를 눈 속에, 마음 속에 품을 수 있는 기회다.
◆ 일본항공(JAL)으로 떠나는 오키나와 여행
일본항공이 선보인 '재팬 세이버'는 한국인 관광객이 일본항공의 일본 국내선 네트워크를 보다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출시한 상품이다.
일본항공 국제선 왕복 항공 이용시 국내선 구간을 구간 당 7만원에 최대 4구간까지 결합할 수 있다. 각 경유지에서 스톱오버가 모두 가능해 국제선 비지니스 클래스와도 결합이 가능하다. 오는 30일까지 발권하면 5월말 출발 분까지 오키나와 왕복 항공권을 33만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문의:www.kr.j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