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화는 한류 열풍을 타고 세계로 뻗어나가지 않습니까? 우리는 태국 문화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엑스포를 통해 전 세계에 알릴 계획입니다."
다음달 열리는 여수 엑스포를 앞두고 프리차 렝쏨분숙(54) 태국 천연환경자원부 장관을 방콕에서 만났다. 엑스포 참가 계기를 묻자 그는 "태국의 에메랄드 빛 바다, 바다 거북을 비롯한 해양 생물 그리고 바닷가 사람들의 생기 넘치는 삶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이같이 답했다.
여수 엑스포는 5월 12일부터 8월 12일까지 여수 신항 일대에서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을 주제로 열린다. 태국 천연환경자원부 산하 해양연안자원청은 이번 엑스포에서 이색 체험 전시관을 설치, 태국 바다의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인다.
200년 전 태국 바다의 신비로운 매력과 어민들의 소박한 삶은 벽화를 통해 재현됐다. 초대형 입체 스크린을 통해 펼쳐지는 바닷속 영상은 실제로 바닷속을 들여다 보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꾸며졌다.
특히 태국 전통 설화의 주인공을 귀여운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만들어 마스코트로 내세우고, 전시관 주제가에 한국어 랩가사를 넣는 등 한국인에게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
프리차 장관은 "지난번 중국 상하이 엑스포에서 태국관이 7번째 인기 전시관으로 뽑혔다"면서 "이번 여수 엑스포에서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들었으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지난해 여름 50년 만에 최악의 홍수가 태국을 덮쳤는데 피해 복구 상황은 어떤지도 물었다. 프리자 장관은 "약 6개월에 걸쳐 방콕 시내를 비롯한 피해 지역의 복구가 완전히 이뤄졌다"고 말했다.
"홍수로 오염된 물을 정화시켜 바다로 내보내는 등 수질 오염을 막기 위해 애썼습니다. 댐 공사를 다시 하고 25개 강 주변의 관리 시설도 재정비했고요. 무너진 악어 농장에서 나간 악어 떼도 다 잡아들였으니 마음 놓고 여행 오셔도 됩니다."
태국 정부는 10년 전 천연환경자원부 산하 해양연안자원청을 설립해 해양 자원 보호에 힘을 쏟고 있다. 해양 자원 및 관광 개발에 초점을 맞춰 여러 사업을 추진 한 결과 해양 생태계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판단에서다.
프리차 장관은 "관광객들이 쓰레기를 버리고 수백 년 된 산호초를 잘라가기도 한다"며 "50년 전만 해도 관광 상품을 개발하느라 분주했지만 최근에는 정부 차원에서 해양 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와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관광객 유치와 해양 생물 보호의 균형점을 어떻게 찾겠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해상 국립공원의 1일 관광객 수를 1000명 이하로 제한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희귀 어종을 천연 기념물로 지정해 보호하는 등 해양 자원을 철저히 관리, 감독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문제도 해결 과제로 꼽았다. 프리차 장관은 "지난해 수온 상승으로 시밀란 군도 등 유명 휴양지에서 산호초가 하얗게 말라 죽는 백화현상이 심각해 골머리를 앓았다"며 "산호초를 보호하기 위해 해상 국립공원 개방 시기를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 차원의 프로젝트는 물론 돌고래, 가오리 등 해양 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지역 주민들의 열의도 높다고 덧붙였다.
"돌고래가 그물에 걸리거나 플라스틱 비닐을 먹고 숨지면 지역 주민들이 가장 가슴 아파합니다. 사망 이유를 밝혀달라며 돌고래 시체를 연구소로 들고 올 때도 있습니다."
프리차 장관은 "이번 여수 엑스포를 통해 태국 바다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게 가장 큰 목표"라면서 "동시에 태국 정부와 국민이 해양 생물 보호 및 생태 관광에 앞장서고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