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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대한민국 봄, 첫사랑에 젖다

아련한 첫사랑 다룬 영화 건축학개론 대박 버스커버스커 앨범도 발표되자마자 열풍

# 96학번인 직장인 강영범(35)씨는 영화 '건축학개론'을 보고 대학 동창들에게 몇 년째 명맥이 끊겼던 모임 재개를 제안했다. "딱 우리 시절 얘기"라며 영화를 본 친구들의 호응은 예상 외로 뜨거웠다. 강씨는 이번 주말 모임에 캠퍼스 커플이었던 첫 사랑이 나와주길 은근히 기대한다.

# 패션 디자이너 이지현(33)씨는 버스커버스커의 '여수 밤바다'를 듣고 고교 동창들에게 주말 여수 여행을 떠나자는 트윗을 날렸다. 5명의 '베프'가 한 번에 의견 일치를 보기는 처음. 그 시절 감성에 다시 젖을 생각에 이씨의 마음은 벌써부터 밤바다처럼 출렁인다.

대중 문화계가 'X세대'의 첫사랑 찾기에 흠뻑 빠져 있다. '건축학개론'의 흥행 성공을 기폭제로 음악·드라마·공연 등에서 아날로그식 순정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96학번 신입생 승민(이제훈)과 서연(배수지)이 15년후 다시 만나 풋풋하고 애틋했던 기억을 회고하는 '건축학개론'은 3주째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며 3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12일 예매사이트 맥스무비 집계에 따르면 관객의 45%가 30대일 만큼, 90년대 중반 대학 시절을 보낸 이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극에 삽입된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 015B의 '신 인류의 사랑', 마로니에의 '칵테일 사랑' 등 추억의 가요와 삐삐, 무스, 게스 티셔츠 등 당시 유행 아이템은 공감 지수를 한껏 끌어올린다.

출시 1주일 만에 2만 장 넘게 팔려나간 버스커버스커의 앨범은 아련한 그 시절의 감성을 더욱 파고든다. 첫사랑의 풋풋함을 담은 '첫사랑', 옛 시절의 설렘을 추억하는 '꽃송이가' 등 수록곡들에는 하나 같이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감성이 묻어난다.

음반을 제작한 CJ E&M은 "아이돌이 대세를 이루는 가요계에 한발 빠져 있던 30~40대를 주 소비자로 끌어들인 결과"라고 밝혔다.

'건축학개론'과 버스커버스커의 음악은 자극적인 요소는 없지만 복잡하게 치장한 요즘 문화코드에 싫증을 느낀 세대로부터 공감을 이끌어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KBS2 월화극 '사랑비', 6년동안 인기를 이어오는 창작뮤지컬 '김종욱찾기' 역시 같은 맥락에서 주목받고 있다.

X세대로 불리는 90년대 학번의 향수가 대중 문화계의 주요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현상은 쎄시봉·'써니' 등으로 이어온 복고 열풍과 또 다른 특징을 보인다. 단순히 한 때의 추억을 그리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당시의 감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되짚는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90년대 중·후반은 인터넷과 휴대전화가 대중화되는, 현대인의 생활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급변하는 시대였다"며 "그 시대의 중심에 있던 세대들은 디지털에 대한 반작용으로 느리고 편안한 아날로그 정서를 찾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주요 문화 소비층으로 떠오른 3040세대의 디지털 일탈 심리가 대중 문화를 통해 향후 지속적으로 표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순호기자 suno@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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