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예능 프로그램의 '골든타임'이 무너졌다.
MBC '무한도전'이 파업으로 11주째 스페셜로 대체 방송중인 가운데, 비슷한 시간인 토요일 오후 6시쯤 전파를 타는 타사 예능 프로그램들의 시청률까지 도미노처럼 동반 하락세를 그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14일 '무한도전'의 시청률은 6.7%(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 기준)였고,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와 KBS2 '불후의 명곡'은 각각 9.7%와 8.4%로 각각 집계됐다. 지난주보다 각각 0.2%포인트, 1.2%포인트, 4.1%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파업 전 20%에 달했던 '무한도전' 시청률이 절반 이상 뚝 떨어졌지만, 타사의 반사 이익은 보이지 않는다.
이같은 상황은 MBC와 KBS의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이 시간대 예능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져 시청자 대부분이 이탈해 빚어진 현상으로 분석된다. 파업과 관련없는 '…스타킹'조차 지난달 24일 12.1%, 31일 11.3%로 점차 시청률이 떨어지고 있는 게 단적인 예다.
토요일 '골든타임'의 지상파 3사 시청률이 예전 수준으로 회복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4·11일 총선이 여권의 승리로 끝나면서, 공정 방송 복원과 친 정부 성향의 낙하산 사장 퇴진을 주장하며 파업에 돌입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와 KBS 새 노조는 "대선까지 가겠다"며 다시 파업 의지를 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MBC 인기 예능 프로그램들 가운데 유일하게 정상 방송됐던 '세바퀴'도 당장 이번주부터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토요일 밤 시간대 부동의 시청률 1위였지만 14일 전주보다 1.4% 포인트 하락한 12.1%에 그쳤다. 한 출연진은 "담당 책임 프로듀서의 파업 가세로 비축해 뒀던 녹화분이 거의 떨어진 상황이다. 정규 방송이 힘들어 보인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