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숙해야 할 법정에서 살인 사건의 증인으로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보이는 유령이 나선다면?
19일 개봉될 '멋진 악몽'은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 '매직아워' 등으로 잘 알려진 일본의 코미디 전문 감독 미타니 코키가 기막힌 상상력을 더해 연출한 판타지 법정 코미디다.
전패의 기록을 자랑하는(?) 변호사 에미(후카스 에리)는 아내의 살해범으로 몰린 한 남자를 변호하게 된다. 이 남자는 사건 발생 당시 한 여관에서 유령에게 가위 눌려 있었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알리바이로 내세운다.
에미는 남자의 말에 따라 여관을 찾아가는데, 그곳에서 412년 전의 패전무사 유령(니시다 토시유키)을 만나고, 그를 증인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다.
실제로는 불가능하지만 영화이므로 참 우스꽝스러운 설정이다. 게다가 유령의 모습이 소수의 사람에게만 보이면서 벌어지는 코믹한 상황이 포복절도할 웃음을 준다. 마치 공개 방송 세트 같은 화려한 느낌의 법정에서 유령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자석을 이용한 실험을 벌이는 해프닝도 재미있다.
한 남자의 무죄 증명이 패전무사 유령의 억울한 누명 벗기기와 엮이고, 다시 에미와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이야기로 이어지면서 웃음 속에 잔잔한 감동마저 안겨준다.
엉뚱하지만 귀여운 매력이 있는 에미 역의 후카스 에리와 패전무사 유령 역을 맡은 중견 배우 니시다 토시유키는 자칫 말도 안 되는 상황으로 흘러갈 수 있는 이야기를 개성 있는 연기로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이들 외에 패전무사 유령의 25대손으로 등장하는 아사노 타다노부와 에미 아버지 역의 구사나기 쓰요시(한국 활동명 초난강), 아베 히로시, 다케우치 유코, 후카다 쿄코 등 일본을 대표하는 남녀 톱스타들의 가세도 색다른 볼 거리다. 카메오 출연에 가깝지만, 혼신의 힘을 다한 '감초 연기'로 재미를 더한다. 전체 관람가./이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