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방송인 김구라가 '막말 파문'으로 잠정 은퇴를 결정하면서 방송가에 빨간 불이 켜졌다. 총파업 와중에 강호동에 이어 또 다른 대형 MC의 갑작스런 도중하차까지 겹쳐 각 방송사 예능국마다 대안을 찾느라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김구라가 맡은 프로그램은 MBC '황금어장 - 라디오 스타' '세바퀴', KBS2 '자유선언 토요일 - 불후의 명곡', SBS '스타주니어쇼 붕어빵', tvN '화성인 바이러스', OBS '김구라 문희준의 검색녀', JTBC '퀴즈쇼 아이돌 시사회' 그리고 6월 방송 예정인 tvN '코리아 갓 탤런트2' 등 무려 8개다.
프로그램의 숫자가 많은 것도 문제지만, 그보다 독설가 이미지로 독자적인 캐릭터를 구축한 김구라를 대체할 만한 인물을 찾기 힘들어 상황은 더욱 어렵다.
◆ '라디오스타' 강호동 이은 악재
그 중 김구라의 비중이 가장 높았던 '라디오스타'가 가장 큰 위기에 봉착했다. 강호동의 하차로 '무릎팍도사'가 폐지됐을 때와 형편이 비슷하다. 윤종신은 17일 트위터를 통해 "그동안 수고했고 고마웠다. 라디오 스타"라고 말해 종영을 암시하기도 했다.
'세바퀴'는 후임을 투입하지 않는 대신 기존 박미선 - 이휘재 2MC 체제로 간다. '…붕어빵' 역시 이경규-김국진 2MC로 진행을 이어간다. 제작진은 "남은 2회의 녹화분에서도 김구라의 분량을 편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탤런트2'는 이미 녹화한 4회분은 김구라의 출연 분향을 최대한 편집해 내보내기로 결정하고, 당장 22일 진행될 지역 예선 녹화를 위해 대체할 심사위원을 급하게 물색 중이다. '불후의 명곡'은 16일 녹화에 불참한 김구라를 대신해 긴급 투입한 전현무 아나운서에게 당분간 진행을 맡길 계획이다.
후임 MC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붐·정형돈·김영철 등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한 방송 관계자는 "강호동보다도 김구라를 대체할 MC를 찾기가 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이번 파문은 2002년 인터넷 방송 '김구라 황봉알의 시사대담'에서의 발언이 음성 파일로 최근 인터넷에 번지면서 시작됐다.
당시 윤락여성들이 경찰의 단속에 항의해 단체로 전세버스를 타고 국가인권위원회를 방문한 것과 관련해 그는 "창녀들이 전세버스에 나눠 탄 것은 예전에 정신대라든지…, 그것 참 오랜만에 보는 광경 아닙니까"라고 말했던 내용이 비난 여론을 샀다. 또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의 '막말 논란'과 관련해서도 함께 방송에서 막말을 주고받았던 사실이 뒤늦게 공개돼 방송 퇴출 압박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