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향후 대권행보에는 '기성정당으로의 입당' '제 3당 창당' '무소속으로 완주' 등 여러 시나리오가 있다.
물론 기성 정당은 입당을 촉구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이 제일 열심이다. 우선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면 지지율도 동반 상승하고, 여론의 조명을 받을 수 있는 잇점이 있다. 정세균 민주당 고문은 "박원순식 행보로는 대통령 당선은 어렵다. 선거마다 정당을 만들면 정당이 신뢰받지 못한다. 입당만 하면 당 안팎의 지지세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손학규 상임고문 측도 "민주당 당원이라면 어느 누구나 안 원장이 민주당에 와서 함께 대권 경쟁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입당 쪽에 무게를 실었다.
다만 안 원장으로서는 당내 기득권 세력과의 몸싸움이 부담이 될 수 있다. 외부인사가 기성정당에서 독자 생존이 말처럼 쉽지 않다.
민주당내 친노계는 입당 없는 후보 단일화를 제안했다. 2002년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를 예로 든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현 시장 경선도 그랬다. 문성근 대표 대행은 17일 "안철수 원장이 굳이 입당을 하지 않아도 가설정당을 만들어 국민참여경선을 하는 방법도 있다. 국민참여경선은 누구라도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드러났듯 '당내 경선 기법'이 놀라울 정도로 발달해 조직력 없이는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이 안 원장을 주저하게 만들 수 있다.
무소속으로 끝까지 갈 수도 있다. 일정 정도의 지지율만 유지할 수 있다면, 역삼투압 현상을 일으키며 기성정당의 인사들을 대거 흡수할 수도 있다. 일단 대세론만 형성되면 사실상 기성정당을 접수할 수도 있다. 대신 이런 때에는 어느 시점에 이르러 '상승세 답보-지지율 급락'이라는 '무소속'의 한계를 겪게 될 위험성도 동시에 안고 있기도 하다.
이밖에도 보수와의 연대 가능성 등도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