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원의 뒷돈을 챙기고 입시생들을 음대에 부정입학을 시켜준 국립대 교수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 교수는 수년 간에 걸쳐 교수실로 학생들을 불러 불법 레슨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같은 혐의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이모(44) 교수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국립대 교수는 과외 교습을 할 수 없는데도 이 교수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한예종 음악원 입시생 13명을 상대로 과외를 하고 4000만원 상당의 교습비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교수는 2004년 한예종 자체 조사에서 입학생을 상대로 불법교습을 한 사실이 밝혀져 정직 3개월과 1년동안 입시평가 교수직도 내놓는 중징계를 받았지만 2007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연습실의 명의를 부인으로 바꿔 불법 레슨을 계속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 교수는 11년간 불법 지도한 입시준비생 19명에게 모두 최고점을 줘 한예종 음악원에 최종 합격시켰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기간 동안 해당 전공 입학생이 44명인 것을 감안하면 정원의 절반에 가까운 학생들이 부정입학한 셈이다.

뒷돈을 챙긴 수법도 치밀했다.

이 교수는 2010년 한예종 음악원 입학 전형에서 합격시킨 김모(22) 씨의 부모에게 레슨 기간에 빌려준 자신의 악기를 1억8000만원에 사게 하고 사례비로 8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교수는 경찰 수사가 진행되자 해당 김씨 부모를 만나 "경찰 조사에서 함구하라"며 허위 진술을 강요하고 증거 조작을 시도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이 교수가 입학 실기 시험에 참여한 다른 평가교수들과 공모했는지 등에 대해 수사를 계속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