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의 눈물은 그리 새롭지 않다. 넘쳐나는 자기 고백형 토크쇼에서 잘못을 뉘우치든, 숨겨둔 얘기를 꺼낼 때든 어김없이 따르는 것이 눈물이다. 지나치면 감흥도 덜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최근 연 이틀 눈물을 떨군 보아와 이효리의 경우는 좀 다르다.
SBS 'K팝 스타'의 심사위원인 보아는 16살 박지민의 무대를 본 후 북받치는 감정에 말을 잇지 못했다. 나이답지 않게 빼어난 무대에 자신의 모습이 투영됐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나는 열 여섯 살에 일본에 갔다. '보아니까'라는 말이 제일 듣기 싫었다"며 흐느끼는 모습은 생방송을 통해 여과 없이 전달됐고, 박지민에 열광하던 시청자는 어린 소녀 보아가 견뎌야 했을 감춰진 중압감을 꺼내보게 됐다.
SBS '힐링캠프 좋지 아니한가'에서는 이효리가 4집 표절 시비 이후 겪었던 남모를 고통을 털어놨다. 4개월 동안 집에서 술만 마셨고, 괴로움에 정신과 상담도 받았던 당시가 오히려 남의 시선만 의식하다 자신을 돌아보는 긍정적인 변화의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이효리는 10년 이상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표절 위기를 겪긴 했지만 섹시퀸에서 소셜테이너로 성공적으로 이미지를 바꾼, 영리하게 자신을 포지셔닝할 줄 아는 스타로 인식돼 왔다.
이처럼 차가울 정도로 완벽하고 도도했던 그였기에 어쩌면 굳이 꺼낼 필요 없는 고백이었다. 별 득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숨김 없이(최소한 시청자는 그렇게 느낄 만큼) 얘기했다.
두 여가수는 눈물로 어떤 혜택도 기대하지 않는 스타다. 화려함만이 강조된 연예계에서 무수한 추측과 부담에 시달렸을 이들이 보여준 용기와 인간적인 면모가 돋보일 수 있는 이유다. 더불어 현재의 행보가 더욱 진정성 있게 전달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권보람기자 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