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경제>경제일반

인문정신을 일깨운 뮤지컬 '고스트'

"오 마이 러브, 마이 다알링. 헝거 포 유어 터치."

사랑하는 이의 손길이 너무도 간절하다는, 감미로우면서도 애절한 노래 '언체인드 멜로디'다. 이걸 주제가로 깔고 있는 뮤지컬 '고우스트'는 상상을 초월했다. 뉴욕 브로드웨이 런트-폰탠느 극장에서는 영화로 이미 그 내용이 잘 알려져 있는데도 관객들이 열광했다. 공식 공연을 앞둔 선보이기 프리뷰는 대박 성공을 예감하기에 충분하고도 남았다.

무엇보다도 놀라운 것은 아날로그적 연극무대와 디지털의 기술력이 탄탄한 영화기법의 완벽한 결합이었다. 그건 단지 테크놀로지만의 위력은 아니었다. 원작인 영화를 뛰어넘는 예술적 상상력과 마술적 연출, 새로운 작품 해석 그리고 탁월한 노래와 춤, 연기가 관객들의 마음을 뜨겁게 사로잡은 것이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에서 신예 '고우스트'의 등장은 21세기형 무대의 탄생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하다.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활기를 잃어가는 미국사회의 현실을 목격하는 것은 한때 대단한 기세를 올렸던 사회가 쇠락하는 과정을 보는 느낌이었지만, 이걸 미국의 몰락이라고 본다면 너무 성급한 판단이다. 내면의 저력이 여전히 만만치 않다는 걸 이 작품 하나로도 절감하게 된다. 문명이 탄생하고 지속되는 데에는 정치나 경제가 아니라 바로 이렇게 문화의 역량이 중심에 놓인다. 그게 그 사회가 새롭게 살아갈 수 있는 정신적 능력이다.

원작자가 각색한 이 작품에서 우리는 금융권의 비리에 관여한 친구의 음모로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주인공이, 혼령으로 지상에 남아 사랑하는 연인을 지켜내고 미궁에 빠질 뻔했던 일도 해결하는 것을 보게 된다. 사랑한다는 표현을 늘 아끼던 남자는 비로소 여자가 그토록 듣고 싶어 하던 이 말을 고백한다. 막이 내리며 펼쳐지는 자막은 '바로 지금 여기에서'다. 사랑과 정의는 미루는 법이 아니다.

2008년 금융시장의 재앙을 경험한 미국사회로서는 이런 소재와 주제가 새로운 질감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그와 함께 힘겨운 현실을 이겨내는 힘이 과연 무엇인지 생각하도록 만든다. 이 모든 것을 상상과 현실에서 만나게 하는 것은 예술과 철학, 역사가 하나로 엮이는 인문정신이다. 이걸 가볍게 여길 때, 우리는 정신적 좌표를 갖지 못한 채 매일 현실의 압박에 이리 밀리고 저리 쏠려갈 것이다. 인문정신의 탄생, 우리시대의 과제다. /성공회대 교수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