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이 예상과 달리 가열되는 중이다. '박근혜 대세론'이 꺾이거나 주춤하고 있는 것도 아닌 상황이어서 의외의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전문가들은 대선주자별로 복잡한 계산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밝혔거나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사들은 박근혜, 김문수, 정몽준, 이재오, 임태희, 안상수, 김태호, 정두언, 정운찬, 원희룡 등이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지지율 격차가 워낙 커서 분명한 박근혜 위원장의 독주 체제다. 박 위원장은 30~40%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다른 후보들은 1~3% 정도다. 1997년 신한국당의 '9룡 체제'에서 시종 이회창 후보가 독주했던 사례가 되풀이 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비박근혜 후보들이 후보 단일화를 통해 극적인 시너지 효과를 내지 않는 한 전세가 뒤집힐 가능성의 거의 없다"고들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경쟁이 가열되는 데는 저마다의 정치적 손익이 깔려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 위원장이 후보로 선출되더라도 12월 대선까지 '만약의 변수'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하겠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대선 승패와 관계없이 '포스트 박근혜' 국면에서 주도권을 갖겠다는 의도도 없지 않아보인다. 차차기를 대비한 후보들도 없지 않아 보인다. 출마만큼 훌륭한 준비는 없다는 전제아래, 존재감을 확실히 부각시키겠다는 계산에서다.
그럼에도 비박 후보들은 단일화 과정을 거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단일화 과정 없이는 군소후보 전체가 존재감 없이 사그라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박근혜 위원장에 대한 공세는 날로 날카로워질 전망이다. 몇몇 주요 인사들은 '절대로 후보직을 날로 넘겨줄 수 없다.'는 기세다. 때문에 박 위원장 주변에서도 일일이 맞대응하는 일을 자제하려는 분위기다. 자칫 공방의 늪에 빠져봐야 이로울 게 없다는 판단에서다. 친박들은 '박근혜 비판'에 선별 대응 원칙을 세운 상태다./이선훈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