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암 전문의 행세를 하며 암 환자들에게 '말기암 치료약'이라며 가짜 항암제를 팔아 수십억원을 챙긴 의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 '돌팔이 의사'가 만든 약에는 법적 허용 기준치 4배가 넘는 납성분이 들어 있었고, 이 약을 먹은 환자들은 오히려 사망하거나 상태가 악화됐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3일 베이징의 한 병원 사무실을 임대해 '핵약의학암센터'라는 무허가 진료소를 차려놓고 말기암 환자들에게 '핵약(核藥)'이라는 무허가 항암제를 제조·판매해 수십억원을 챙긴 의사 김모(45)씨를 관련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또 중국 현지 암센터 상담실장 최모(32)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2010년 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암 환자 112명에게 약값과 검사비 등의 명목으로 22여 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일당은 암 환자가 사망해 유가족들이 이의를 제기할 것을 대비해 법적인 책임을 안 묻겠다는 각서를 받는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관계자는 "김씨는 검거된 이후에도 자신의 의료행위가 정당하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윤희기자 uniq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