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가 주인공인 5월, 그러나 어느 때보다 아이들 건강을 지키려는 관심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료와 장난감, 그리고 어린이집도 안전하지 않았다.

짱구, 로보카 폴리 등 만화캐릭터가 방긋 웃고 있는 어린이 음료. 실제로는 치아손상과 비만을 유발할 수 있는 '무서운 음료'였다.

한국소비자원이 대형할인점에서 판매하는 어린이 음료 17개 제품을 대상으로 pH(산도), 당 함량, 세균증식 등을 조사해 3일 스마트컨슈머 사이트(www.smartconsumer.go.kr)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17종 모두 pH(산도)가 낮아 치아손상이나 충치 발생 우려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어린이 음료의 산도는 콜라, 사이다 등 탄산음료(pH 2.4~3.3)와 비슷한 수준(pH 2.7~3.8)이었다.

너무 단 맛도 문제다. 코카콜라음료의 '쿠우오렌지'(38g), 농심의 '카프리썬 오렌지맛'(23g), 상일의 '유기농아망오렌지'(21g), 조아제약의 '튼튼짱구'(20g) 등 4개 제품은 당 함량이 17g을 초과해 비만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한 마시고 남은 어린이 음료를 4시간 이상 상온에 놔두면 세균이 번식해 배탈, 설사 등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 측은 "어린이 음료에 건강기능식품을 떠오르게 하는 '튼튼' '홍삼' 등의 표시가 있더라도 일반 기호식품인 음료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해야한다"고 당부했다.

유해물질 범벅인 장난감도 경계 대상이다.

기술표준원이 3일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납 등 유해물질이 검출된 인형과 장난감 로봇 등 완구류, 뒤로 넘어질 수 있는 유모차, 프레임이 파손된 인라인 스케이트 등 어린이용품 17개 제품에 리콜 통보를 했다.

이번 조사결과를 제품안전포털시스템(www.safetykorea.kr)에도 공개해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있다.

아이들이 하루 종일 뒹굴며 노는 어린이집에는 '석면 주의보'가 떨어졌다.

수도권 어린이집 100곳을 대상으로 석면 함유 여부를 조사한 결과 51곳의 복도, 보육실, 화장실 천장 등에서 석면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감사원이 3일 밝혔다.

더 큰 문제는 현재 연면적 430㎡ 이하의 어린이집은 석면 자재 사용 조사 대상에서 제외돼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국의 어린이집 가운데 80.5%나 관리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에 대해 3일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석면조사 의무가 없는 소규모 어린이집도 영유아를 장시간 보육하고 있어 조속히 석면조사를 실시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야외 나들이가 늘어나는 만큼 안전사고 위험에도 촉각을 곤두세워야겠다.

최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119구조대가 처리한 어린이 안전사고 8170건 가운데 5월이 805건(10%)으로 가장 많았다. 갇힘사고(75%)와 끼임사고(18.5%)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활동이 왕성한 어린이들은 주의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항상 사고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들뜬 기분에 휘말리지 말고 아이들에게 안전수칙을 강조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전효순기자 hsjeon@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