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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현장의 중요성을 포기한 광우병 조사단

'상대방의 실정을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람을 통해야 할 것이니(必取於人), 이렇게 해야 상대방의 정확한 실정을 알 수 있을 것이다(知敵之情者也).'

손자병법의 마지막 편인 용간(用間)에 나오는 말이다. 너무나도 유명한 '지피지기(知彼知己)하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는 말을 실천하기 위해서 손자병법은 귀신에 의탁해서는 안 되고 일의 표면에 나타나는 것만 보고 판단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허세, 선입견, 추측 등은 오판을 불러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반드시 상대방 내부 깊숙이 들어가 눈으로 직접 본 것만을 믿으라는 '현장의 중요성'을 2500여 년 전에 가르친 셈이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방문 중인 민관합동 광우병 조사단이 결국 이번 조사의 핵심인 광우병 젖소 농장을 방문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단장을 맡은 주이석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질병방역부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광우병 발병 농장 주인과 접촉해 설명을 들었지만, 제3의 장소에서 간접적으로 만났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접촉을 주선한 미국 쪽 수의사에게 우리가 물어보고 싶은 내용을 서면으로 전달하고 답변을 전달받는 방식으로 접촉했다는 설명이다. 우리 조사단은 현장을 한 번도 방문하지 못한 채 게다가 현지 농장주인 얼굴도 한번 보지 못한 채 조사를 끝냈다는 이야기다.

특히 이번 논란의 주요 이슈인 광우병 젖소의 사료가 동물성이었는지, 다른 소는 이상이 없었는지 등에 대해서도 물었으나 구체적인 답변 내용은 농장주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미국 측과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농장주 한명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기 위해 '현장의 중요성'을 스스로 포기했다는 설명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얼마 전 박원순 서울시장의 호통이 큰 눈길을 끌었다.

박 시장이 연말만 되면 파헤쳐지는 보도블록 관행을 타파하기 위해 '보도블록 십계명'을 발표하면서 담당 공무원에게 "현장을 꼭 가야한다. 서류로만 하니까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호되게 질책을 했다.

박 시장은 이어 "시장이 되기 전부터 많이 걸어봤고, 현장을 가봤고, 스트레스를 받았고, 개선해야한다고 주장해 왔기에 나올 수 있는 이야기"라며 "최근 공사가 된 곳은 직접 가서 보려고 하는데 직원들도 그런 의지는 갖고 있는지 이 자리에서 다짐 받아야겠다"고 말했다.

현장의 중요성을 망각한 민관합동 광우병 조사단에게 손자처럼, 박 시장처럼 따끔하게 야단칠 의지가 우리 정부에게 있는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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