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세 감독의 도중하차로 논란을 일으킨 영화 '미스터K'가 새롭게 진용을 꾸리고 촬영을 재개한다.
제작사 JK필름 길영민 대표는 4일 광화문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해운대' '퀵' 등의 조감독을 거친 이승준 감독이 연출을 맡아 이달 중순 촬영을 다시 시작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영화는 이명세 감독이 연출을 맡아 3월 12일 태국에서 촬영을 시작했고, 지난달 6일까지 총 11회차 촬영을 마쳤다.
이 과정에서 촬영 초반부 현장 편집영상에 대해 JK필름은 "의상부터 행동까지 과장돼 있고 사실감이 떨어진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영화가 나왔다"고 판단해 이 감독에게 협의를 요구했다.
그러나 이 감독은 일방적인 통고로 받아들이면서 양측의 갈등은 시작됐고, 3주 동안 촬영은 중단된 채 파문만 확산됐다.
JK필름은 70여 명의 스태프 중 촬영감독을 비롯한 절반 가량을 교체하고 촬영을 재개한다. 설경구·문소리·다니엘 헤니 등 주요 출연진은 그대로 출연한다. 총 100억원의 제작 예산 중 이미 33억원이 투입된 기존 촬영분을 대부분 재 촬영하는 대신, 95회차로 계획했던 전체 일정을 줄여 제작비 손실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이 감독은 지난달 24일 이 영화의 저작권자가 자신이라며 저작권위원회에 등록했고, JK필름은 이에 맞서 저작권 등록 말소소송을 곧 제기할 계획이다.
양측의 위자료 공방도 매듭지어야 한다. 길 대표는 "협상 과정에서 이 감독 측이 '명분과 실리를 찾게 해달라'고 말했다. 위로금을 요구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연출료 중 미지급금 1억원과 각색료 5000만원 등을 지급할 계획이었지만 이 감독은 두 배 정도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감독 측은 돈 문제를 먼저 꺼낸 건 JK필름 쪽이라면서 발끈했다.
/유순호기자 suno@